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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취업을 바라는 구직자들이 지난 9~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0 해외취업박람회’에서 취업안내 정보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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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업박람회에 30개국 참가…동남아 등 유망
학벌·토익보다 도전정신 평가…인턴경력이 큰 도움
해양대 전파공학과 4학년 김영범(25)씨는 지난 8월 베트남으로 떠났다. 핸드백 제조업체인 제이케이시(JKC)사의 베트남 사업장에 회계담당으로 취업해서다. 자격증, 학점 등 일명 ‘스펙’이 훌륭한 것은 아니었다. 토익점수는 고작 600점대였다. 4학년이 되자마자 100여곳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불합격 통지서만 쌓여갔다. 그는 공인회계사시험(CPA) 공부그룹을 시작했고, 그 덕분에 영어말하기 공인시험인 오픽(OPIc)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내친김에 국외 취업을 결심했고, 제이케이시에 발탁됐다. 김씨는 자신감이 넘쳤다. “비싼 돈 들여 어학연수도 다녀오잖아요. 저는 돈 벌고, 실무 경험 쌓고, 영어와 베트남어를 배울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를 잡은 거죠.”
국내 취업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지만, 국외 취업의 길은 넓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유럽 등보다는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9~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해외취업박람회에는 싱가포르 리크루트,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30개국 208개 업체가 참가해 지원자 4670명을 면접했다. 싱가포르 취업 알선업체인 제이에이시(JAC) 리크루트의 임종호(27)씨는 “한국 기업, 은행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국외 기업들이 한국인 고용을 늘리고 있다”며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말이 통하는 한국인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씨도 국외 취업 성공자다. 지난해 2월 호서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한 임씨는, 산업인력공단의 취업연수 프로그램(8개월짜리)을 밟으려고 싱가포르에 첫발을 내디뎠다. 영어 어학연수와 더불어 이력서 작성, 면접요령 등을 배운 덕분에, 제이에이시 리크루트와 세계적 컨벤션 이벤트 업체인 영국계 마커스 에번스에서 취업 통보를 받았다. 임씨는 “국외 기업은 학벌이나 토익시험을 아예 묻지를 않는다”며 “성실성과 실무 능력을 갖췄다면 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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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취업자 뽑는 주요기업 채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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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 진출한 아시아 기업들이 한국인 신입·경력사원 채용을 늘리자 박람회 현장에서 면접을 보려고 구직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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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외취업 정보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인터넷 누리집에서 찾을 수 있다. 산업인력공단의 월드잡(www.worldjob.or.kr), 코트라의 콘택트 코리아(www.contactkorea.go.kr), 외교통상부의 국제기구 채용정보(www.unrecruit.go.kr) 등이 대표적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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