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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7 18:46 수정 : 2005.06.27 18:46

주5일제의 확대 시행으로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반면 직장인들은 여가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생산현장(왼쪽)과 주말농장을 가꾸는 도시 농사꾼들의 모습(오른쪽). 연합


다음달 확대시행 ‘주5일 근무’ 살펴보니

오는 7월1일 주5일 근무제가 종업원 1천명 이상 대기업에서 300명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됨에 따라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직장인들의 생활패턴 또한 크게 달라지게 됐다. 기업들이 법정 노동시간 감축을 만회하기 위해 생산성 높이기에 고민하는 반면 직장인들은 늘어난 여가시간의 활용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중견기업들 준비 완료=상당수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주5일 근무제를 준비해온 덕분에 확대 시행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7월부터 적용 대상인 기업 가운데 일부는 이미 주5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한진해운은 올해 초부터 주5일 근무제에 들어갔다. 직원 140여명에 불과한 대양상선도 지난해 5월부터 시행 중이다. 제약업체들 가운데 상당수도 몇년 전부터 사실상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 주5일근무제에 들어가는 기업들은 줄어드는 노동시간과 추가비용 부담으로 고심하고 있다. 토요일 격주 휴무제를 시행해 온 사조산업은 줄어드는 노동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노동강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과 금융기관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전문기관에 용역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산직은 공장을 계속 가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휴일근로 및 시간외근로 수당을 지급하고 근무를 시켜야 한다. 회사쪽은 생산직 인건비가 18%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다른 중견기업 관계자는 “특근수당 등 생산직 임금 상승 때문에 전체 인건비가 연간 5~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집중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태평양은 올해부터 오전 10시~11시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해 이 시간 동안은 전화, 거래처 방문, 손님접대 등을 사절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출근시간도 빨라졌다. 회사 관계자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주5일제 시행 뒤 출근시간이 20분 가량 빨라졌다”고 말했다.

종업원 300명이상 중견기업 “준비 끝”
생산직은 토요특근…회사쪽 비용고민


▲ 다음 달 1일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 모든 기업에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됨에 따라 해당기업의 직장인들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점심시간을 맞아 사무실에서 쏟아져 나와 식당으로 향하고 있는 직장인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사무직은 여유, 생산직은 임금=이미 5일근무제에 들어간 기업들의 경우 직원들의 취미 생활과 동호회 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주로 건강과 취미생활 분야다. 지난해 7월 시행에 들어간 ㈜태평양은 올들어 주말 동호회 활동이 크게 늘어났다. 축구·야구 등 없어진 동호회가 다시 살아나기도 했다.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3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하고 있는 보령제약의 권영삼(33)씨는 “전에는 동호회가 2~3개밖에 없었는데, 등산·사진·중국어회화·사회봉사 등 30여개로 불어났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진해운은 주5일제 시행과 함께 개인별 포인트제를 시행 중이다. 직급별로 일정 포인트를 주고 주말 여행, 문화행사 등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부장급에게는 1천포인트(현금 10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준다. 그리고 주말 여행으로 지출한 30만원의 영수증을 제출하면 300포인트를 공제하고 비용 30만원을 내주는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월 한차례씩 팀별로 혁신데이를 갖고 업무 개선과 사회봉사 활동 등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주로 사무직에 한정된다. 365일 생산라인을 돌려야 하는 생산직은 주5일제의 실질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생산직 노동자 10명 가운데 7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2시간의 잔업과 토요일 특근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생산직 노동자들도 사정은 거의 같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말만 주5일 근무제지, 생산직 노동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일근로수당과 시간외근로수당 등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돼 생산직의 임금은 일정하게 올랐다.

직장내 건강 · 취미 · 봉사 동호회 활기
레저차 · 유통 매출↑ 주말 통화량↓

자동차 유통 웃고, 통신업계 울고=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레저용 차량 판매가 살아나고, 레저용품과 캐주얼의류 매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주말 쇼핑객들의 발길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그동안 판매 부진에 시달려온 레저용 차량의 판매가 살아나고 있다. 현대차의 싼타페는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2352대가 팔려 지난달 같은 기간의 2103대보다 11.8% 늘었으며, 기아차 쏘렌토의 경우 무려 51%나 늘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휴가철과 주5일제 확대 시행 등이 맞물려 레저용 차량 시장이 점차 살아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할인점에서는 등산·레저용품 과련한 아웃도어 상품군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5월 레저용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5.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본점의 120평짜리 아웃도어 매장을 270평으로 늘렸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도 추세는 비슷하다. 주말 가족 단위 쇼핑객들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말 쇼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문화강좌를 여는 등의 문화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와 여행사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일본 등 근거리 국제노선과 국내 여행 수요가 늘 전망이다. 롯데관광 강준홍 부장은 “해외여행도 증가하겠지만 고속철도 등과 연계한 국내여행 수요가 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도와 남해안 대장정 등의 새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통신 업계는 주말 통신량 감소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휴일에 복잡한 전화를 받지 않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주5일제가 확대되면 주말 통화량이 20% 가량 추가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계는 주말에 무제한 통화가 가능한 정액요금제 등을 내놓고 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남기 홍대선 최혜정 김남일 박주희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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