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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30 17:15 수정 : 2005.06.30 17:15

지난해 12월 케이티 창립기념식장에서 ‘올해의 케이티인상’을 받은 박천도 과장이 부인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케이티 제공. \

해외 통신시장 개간하는 농부

“그거 제가 한번 해볼께요.”

2003년 2월, 케이티(KT) 글로벌사업단 해외아이티사업팀 회의실. 박천도(38) 과장은 방글라데시 통신망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설명에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서 불쑥 나섰다.

그로부터 1년 반 가량 흐른 지난해 11월, 케이티는 333억원짜리 방글라데시 시내전화망 구축 사업을 따내는 ‘대박’을 터트렸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교환기(TDX)로 12만5천회선 규모의 시내전화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국가적으로 보면 교환기도 수출하고, 케이티의 앞선 통신망 구축 기술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다.

“쉽지 않았어요. 괜히 손들었다고 후회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성공하고 나니, 정말 뿌듯합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럽구요. 아직 나이도 젊고 하니, 같은 기회가 주어지면 또 손을 들 것 같아요.”

애초 그에게 맡겨진 일은 방글라데시 통신망 현대화 사업을 따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업권을 따낸 뒤, 그는 방글라데시 현지근무를 자원했다. 기간은 3년. 가족도 함께 갔다. 다음 달에는 현지에서 셋째 아이도 태어난다. “제가 개발하고 추진한 프로젝트인만큼 완벽하게 마무리짓고 싶었어요. 정말 고생해서 따낸 프로젝트인데, 확실한 인상을 심어줘야, 추가 사업권도 따고, 이웃 나라 통신망 현대화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는 현재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디카시 굴산 102번가의 조그만 아파트에 마련된 ‘케이티 방글라데시 사무소’에서 다른 직원과 둘이서 근무하며, 매일 현장에 나가 통신망 구축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따낸 것으로 지난해 말 ‘올해의 케이티인상’을 받았다.

그는 “통신업체들에게 있어 방글라데시는 묵혀 있는 밭과 같다”고 말했다. 인구가 1억4천만명인데 전화 보급율은 1%도 안돼, 개간하는 대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및 중국의 통신업체들이 앞선 지명도와 싼 가격을 내세우며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통신업체들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교환기를 혼합한 통신망을 구축해 운용해본 경험을 갖고 있어 앞서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따내는 과정에서, 한국이 정보통신 강국이라고 하면서도 마땅히 내세울 해외 성공사례를 만들어 놓지 않았고, 각종 자료도 미비해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말로만 정보통신 강국을 외칠 게 아니라 이런 부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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