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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30 17:20 수정 : 2005.06.30 17:20


“학력·토익 불문” 확산
“심층면접서 인재 선별”

“편견과 차별은 가라.”

최근 기업의 채용틀이 변화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관행처럼 내려오던 나이, 학력제한을 없애거나 어학성적 제한도 없애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작지만 큰’ 변화에 나선 기업들은 지원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최소화하고, 대신 개인의 역량과 능력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jobkorea.co.kr) 관계자는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류 전형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대신 면접 전형을 강화해 지원자의 잠재력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기업 중 일부는 하반기에 채용계획을 잡고 있어,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토익 스트레스 줄인다=오는 9~10월께 세자릿수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인 중소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채용 때부터 어학성적 제한을 없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토익성적 800점을 넘지 못하면 입사원서조차 낼 수 없었지만 이제는 더 많은 지원자에게 문이 열렸다. 대신 강화된 세차례의 심층면접이 구직자들을 기다린다. 1차 실무자면접, 2차 인·적성 검사, 3차 임원면접, 영어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획일화된 점수로 평가하기보다는, 면접을 통해 기업문화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회사로서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도 오는 9월 450여명의 대졸인력 채용을 앞두고, 토익점수 자격요건을 500점으로 크게 낮췄다. 또 입사지원서에 학점란도 없앴다. 판에 박힌 점수로 입사의 문턱을 높여 우수한 인재를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다. 대신 지원자의 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면접전형이 강화됐다. 1차에는 현업 전문가 면접이 1인당 35~45분 정도 진행되고, 2차에서는 임원진 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 그룹토의가 한 그룹당 3시간에 걸쳐 치러진다. 마지막 3차면접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지원자와 일대일 밀착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이 신입사원 공채에 토익성적 기준을 두지 않고 있고, 대전도시철도공사도 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토익·토플점수의 자격제한을 두지 않았다.

학력 차별 없앤다=10월 이후에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인 농업기반공사는 지난해부터 서류지원서에 ‘최종학교’ 작성난을 없앴다. 회사 관계자는 “지원자에 대한 편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학력이라는 ‘진입장벽’을 없애 더 많은 지원자에게 공평한 지원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면접을 대폭 강화했다. 면접은 한차례 진행되지만 올 하반기 채용부터는 지원자 1인당 면접시간을 1시간으로 대폭 늘렸다. 심층적인 인터뷰를 위해서다. 한국도로공사도 지난해부터 학력 제한을 두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실용적인 능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를 뽑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면접도 블라인드(무자료) 인터뷰로 진행된다. 면접관들에게 지원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고 오로지 지원자의 실력과 인성만을 판단하도록 했다.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중부발전 등의 공기업도 학력제한을 완전히 없앤 상태다.

나이 제한은 가라=한국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지원자의 나이를 제한했던 관행을 없앴다. 은행 관계자는 “나이 제한이 차별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차별적 요소로 여겨지는 부분은 계속 수정·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면접은 실무자 면접과 임원 면접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1차 실무자 면접은 지원자와 면접관이 하루종일 함께 생활하면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2차 임원면접은 지원자들의 인성을 파악하는 ‘인성면접’이다. 제일화재 역시 지난해부터 연령제한을 없앴다. 또 1차 면접에서는 무자료 면접을 통해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학교나 학력에 대한 선입견 없이 평가하도록 했다. 2차 면접은 집단토론과 인·적성 검사 등이 진행된다. 오는 9월에 100여명의 인턴사원을 모집할 예정인 교육전문업체 대교도 나이 제한을 없앴고 이랜드와 샘표식품도 나이를 제한하지 않는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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