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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8 17:02 수정 : 2005.07.28 17:14

한국엠에스 김지영 부장이 게임을 한글화한 뒤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한국엠에스 제공.

여기 이 사람 - 한국MS 김지영 부장

에이지Ⅱ 한글화때
거북선 등장 한몫

개인용컴퓨터(PC)용 게임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Ⅱ’는 세계적으로 1600만개 이상 팔렸다. 미국에서 개발됐는데도 이순신 장군이 영웅으로 등장하고, 거북선도 담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게임 개발자인 앙상블 스튜디오가 이 게임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이순신도, 거북선도 넣지 않았다. 대신 임진왜란을 일으킨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영웅으로 등장시켰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을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빼고, 대신 이순신을 넣었다.

엠에스 게임의 한글화를 맡고 있는 한국엠에스 소프트웨어연구소 김지영(35) 부장(수석연구원)이 미국 본사와 앙상블 스튜디오에 요청해 바꿨다. 처음에는 외면하는 눈치였으나, 침략자를 영웅화하면 되겠느냐는 논리를 펴면서 근거자료까지 내놓자 수정했다.

“앙상블 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중앙박물관과 민속촌 등을 구경시켜주고, 대학 국사학과 교수들과 토론을 시키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그들이 더 흥미를 보이더라구요. 이 게임은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E3)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거북선 장면으로 시연을 했어요.”

그는 이를 1994년 한국엠에스 입사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는다. “한국에서 좀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것을 담고, 특히 역사를 왜곡해 국민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부분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요청한 것인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그 뒤 그의 오지랖은 더욱 넓어졌다. 그는 게임을 한글화할 때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잘못 설명한 부분이 있거나 비하하는 내용이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요즘은 북한도 신경을 쓴다. 이상한 대목은 학자에게 자문을 구하고, 잘못됐다고 하면 바로 수정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일장기도 여럿 날렸다. “엠에스에서도 목소리 큰 게 통하더라구요.”

그는 한글화에도 남다른 공을 들인다. 무엇보다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애쓴다. 예컨데 같은 영어 문구를 “꼼짝마!”와 “손들어!” 가운데 어떤 말로 바꿔야 하는 지를 놓고 밤새워 고민한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바른 한글 사용이 먼저라고 본다”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미리 베타테스트에 참여하는 게임 동호회원을 설득해두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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