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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의 교수와 학생들이 ‘여름학기 국제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토론하고 있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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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금융공학·국제디자인경영 등 눈길
기업이 필요한 과정 대학에 요청하기도
회사 생활이 길어질수록, 앞날에 대한 초조함에 직장인들의 마음 한구석은 묵직해진다. 이때 많은 이들의 선택지 중 하나가 엠비에이(MBA) 과정이다. 국외 엠비에이 과정을 밟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이들도 있지만, 기간과 비용, 그리고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부담감은 많은 직장인의 발목을 잡는다. 또 진로를 아예 바꾸는 것보다는 기존의 커리어를 강화하고 싶은 마음도 적지 않다. 국내 대학의 엠비에이 과정은 다양한 과정과 특성화를 내세워 직장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인생 업그레이드 전략”= 의류업체 톰보이의 최진아(33) 전략디자인실장은 지난 2003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국제디자인경영 엠비에이 과정을 마쳤다. 디자이너라는 틀을 벗어나 커리어를 좀더 넓히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입사 4~5년이 지나니까 경영 쪽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엠비에이 학위를 따러 유학갈 형편은 아니었고 진로를 바꿀 생각도 없었습니다. 우연히 국내에 디자인 관련 엠비에이 과정이 있다는 걸 알고 얼른 신청했죠.” 학교와 일을 병행하느라 1년 동안 갖은 고생을 다했지만, 학위 과정을 마친 뒤 그는 새로 생긴 전략디자인실의 실장으로 부임했다. 학위 과정 동안 공들여 만든 ‘톰보이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프로젝트가 회사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최씨는 “회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한 뒤에 곧바로 전략디자인실이 만들어졌고, 실장으로 ‘고속승진’했다”며 “새로운 경험이고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국민은행 파생상품팀의 하정(38)씨는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 엠비에이 과정을 마쳤다. 입행한 뒤 예금담당 부서에서 ‘전통적인’ 일을 하고 있었지만, 평범한 일보다는 좀더 ‘특별한’ 일이 하고 싶던 차였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엠비에이 과정을 마친 뒤에 그는 평소 원하던 파생상품팀에서 일하게 됐다. 그는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하던 일에서 한단계 올라서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진로를 바꾸고 싶은 생각보다는 내 커리어를 한단계 높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내 엠비에이 과정= 이처럼 직장인들의 욕구가 커지고 수요가 많아지면서 국내 엠비에이 과정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일반적인 엠비에이 과정보다는 특성화·전문화를 내세워 직장인들의 눈길을 잡는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은 경영정보와 금융공학 엠비에이 과정을 운영한다. 경영정보 엠비에이 과정은 정보기술(IT) 산업에 특화된 마케팅, 회계 등의 과정을 운영한다. 금융공학 엠비에이 과정은 금융권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핵심인력의 재교육을 위해 각 회사에서 지원하는 직장인들이다. 국내외 금융회사에 대한 많은 정보와 인맥을 얻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학기 교육 중 한학기 동안 의무적으로 미국의 주요 대학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받게 돼 선진금융기법을 다양하게 익힐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최근 각 기업의 제품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자인과 경영을 결합한 전문 석사과정도 인기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국제디자인경영 과정은 기술과 디자인, 마케팅을 접목시켰다. 주중 야간과 주말 수업 등 선택 수강이 가능해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업체 맞춤형 엠비에이 과정’도 늘고 있다. 기업체 인사팀에서 자기 회사에 필요한 과정을 요청하는 형식이다. 현재 엘지전자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연구원과 헬싱 경제경영대학이 함께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맞춤 교육을 의뢰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핀란드 헬싱키경제경영대학에 ‘금융 엠비에이’ 과정 개설을 요청해, 인재를 파견하고 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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