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운동에 의해 심박수가 100을 넘어 운동량 증가에 따라 피로가 급격하게 심해지는 무산소성 역치(AT ; Anaerobic Threshold) 포인트에 도달할 경우 피로 물질이 급격하게 분비되는데, ‘아침에 몸을 푼다’는 표현과는 달리 아침 일찍부터 피로를 미리 축적하고 그날의 일과를 시작하게 되는 형국인 것이다. 결국 오전 업무나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 수영이나 배드민턴과 같은 격렬한 운동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운동 그 자체의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효과와, 다른 오전 일과와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의 실제적 영향력은 다른 문제이다. 운동 자체를 즐긴 것인지, 체력 면에서나 정신력 면에서 정말 아침에 해야 할 중요한 일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는 운동을 한 것인지의 여부는 자세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운동은 하면 할수록 좋다는 취지에서 아침부터 최대한 땀을 빼는 운동을 하고(사우나를 포함하여), 하루라도 그런 운동을 거르면 못 견디겠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도가 지나치면 운동 중독이라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것은 격렬한 아침 운동 직후에 마치 심신의 각성이 최고조에 달한 것 같은 기분과도 유사한 것이다. 예컨대 앞에서 말한 AT 포인트에서는 모르핀보다 최대 400배나 진통 효과가 강한 베타 엔도르핀이 뇌하수체 전엽에서 평소보다 2~5배 정도 많이 분비되어 일종의 쾌감을 느끼게 한다.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오전 업무를 망치든 말든 운동의 쾌감에 탐닉하게 되는 것,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도를 넘어 그날의 일과에 대한 구상이 들어설 틈이 없게 하는 아침 음악 감상 등은 술과 담배에 대한 탐닉과 마찬가지로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빌 게이츠의 다음과 같은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침에 차를 한 잔 마신 뒤에는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전적으로 일 부려먹는 사장의 입장에서 나온 말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그랜트 스터디라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2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평생을 관찰하여 누가 어떻게 성공하고 누가 어떻게 실패하는지를 분석하는, 좀 오싹한 프로젝트이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조지 E. 베일런트 박사는 그 결과 중 하나를 일러준다. "꿈을 실제로 이룬 사람들의 중요한 공통점 중 한 가지는 즐거움을 뒤로 미룰 줄 아는 능력이다." 부자 아빠 엄마가 되든, 올해의 여러 투쟁과 쟁의에서 승리하든, 국정을 안정시키고 개혁을 성공시키든, 로또 복권에 당첨되든, 신당을 창당하든, 올 시즌 우승을 하든 말이다. 물론, 우리 수많은 건전한 근로 대중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즐거움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게끔 여전히 강요당하고 있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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