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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9 19:30 수정 : 2006.02.09 19:30

사적 발언이 달러 강세·금리 상승에 한몫
“시장에 영향 줄만한 발언 삼가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앨런 그린스펀의 영향력은 여전한 것 같다.

8일 미 금융시장에서는 그린스펀이 전날 한 사적 모임에서 했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결국 이날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시장금리가 오르는 데 그린스펀의 말이 한몫을 했다.

그린스펀은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가 연 비공식 만찬에서 미국 경제가 자신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장기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해 연준의 경제관리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가 지난해 단기금리를 계속 올리는데도 장기금리가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자 ‘수수께끼(코넌드럼)’라고 부르며 난감해 했던 현상을 염두에 둔 이야기다. 이 두 발언은 금리를 올려도 미 경제가 견딜 만하며, 특히 이를 통해 주택시장 등의 연착륙에 필요한 장기금리의 상승 여건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리먼브라더스와 그린스펀 쪽은 이런 보도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그린스펀의 발언은 곧바로 고용 등 몇가지 경제지표가 호전됐다는 최근 발표와 어울려 국채 수익률이 하루 동안 0.02~0.03%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일본 엔화에 대해 0.48%, 유로화에 대해 0.17%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울러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에도 한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낳았다.

하지만 그린스펀이 퇴임한 지 열흘도 안 돼 이런 발언을 한 데 대해 전직 연준 의장으로서 금도에 어긋난다며 비판하는 소리가 적지 않다.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발언은 좀더 시간이 지난 뒤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가 앞으로도 연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벤 버냉키 새 의장으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경 선임기자 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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