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동부에 폭설…뉴욕엔 사상최대 68cm

"곳곳 항공기 결항.정전사태..도로도 한때 마비"

뉴욕 시내에 사상 최대의 눈이 내리는 등 미국 북동부 지역에 폭설이 쏟아져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빚어지고 한때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의 경우 11일(현지시간)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12일 저녁 현재 26.9 인치(약 68.3cm)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뉴욕시가 적설량을 측정하기 시작한 지난 186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지난 1947년 12월 26일 센트럴 파크에 내린 26.4 인치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처럼 많은 눈이 쌓이면서 뉴욕시내 JFK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 뉴저지의 뉴어크 공항에서 500여 항공편이 취소됐다가 이날 저녁부터 운항이 일부 재개되고 있고, 워싱턴과 보스턴 공항도 결항사태가 빚어졌다.

또 뉴욕과 보스턴, 워싱턴 D.C를 잇는 암트랙 열차 운행과 맨해튼 펜실베이니아역에서 출발하는 롱아일랜드 레일로드(LIRR)의 운행도 한때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이와 함께 뉴저지주의 버스 운행도 일시 중단돼 뉴욕과 뉴저지주를 잇는 대중교통 수단도 사실상 마비됐다가 제설작업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차량 통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전 피해도 잇따라 워싱턴 D.C 지역 7만 가구, 메릴랜드주 8만5천 가구, 버지니아 북부 6만 가구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매사추세츠주 등의 일부 해안지역에서는 시속 60마일(시속 약 96km)의 강풍과 함께 강한 파도가 일면서 눈보라 속에 홍수 위험까지 있다고 기상당국은 경고했다.

폭설이 내린 지역의 각급 학교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본뒤 13일 휴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눈이 가장 많이 내린 뉴욕시의 경우 폭설이 일요일에 내리는 바람에 대혼란을 겪지는 않았지만 근로자들의 출근이 시작되는 13일 아침부터 교통 혼잡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당국은 이에 따라 제설차와 인력을 긴급 투입, 모래와 소금을 뿌리며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시의 제설비는 인치당 약 100만 달러가 소모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그동안 "눈이 1인치 덜 오면 100만 달러를 번다"고 말해왔다.

이래운 특파원 [e-mail]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