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2.13 15:16 수정 : 2006.02.13 15:21

출처 SBS.

sbs 의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파라과이 한국인 어린이 피살사건 편이 오늘 방송된 모양입니다.

파라과이에 30년 가까이 사는 교포로써 한편으로는 조국이 머나먼 나라에 사는 교포까지 생각해 주는 고국의 따듯한 마음에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사는 이 나라와 국민과 내 이웃이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는 얼마나 미개하고 부패한 나라와 국민으로 인식되고 나아가 이곳에 사는 한국 교포전체가 얼마나 동정을 받아야 할지 솔직히 창피하기조차 합니다.

파라과이 한인 이민역사는 40년이 넘었다 합니다.

이민 붐 초창기인 70년대와 80년대 초에 떠나온 파라과이 이민자들은 고생도 서러움도 참으로 많이 견디어내고 역경을 물리친 의지의 한국인들입니다.

약했던 국력 탓으로 타민족에 비해 한국인이란 인식도 별로 안 좋았고, 원주민과의 갈등에서 언제나 당하고만 살아야 했던 서러운 이민세대들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민을 나와 정착을 하기보다는 보따리도 안 풀고 주변의 대국이나 다른 선진국으로 밀입국이라도 떠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늘어나는 밀입국에 공항에서는 죄인처럼 격리 수용을 당해야 했고, 하늘에 별 따기 식의 주변국 비자 얻기와 국경에서는 출 입국마저 제재를 당해야 했던 힘없는 약소국의 이민자 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교민들은 한국 정부의 후진국 이민정책은 관심도 없고 그저 국민을 갖다 버리는 기민 정책이라고 푸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언젠가는, 아니 하루 빨리 이 나라를 떠나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고 다짐하고 맹세하던 서러운 이민자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대한민국의 국력은 남미의 외진 곳까지 조국의 원조가 들어오고 교민에게 신경을 써 줄만큼 여유가 생긴 것에 비례하여 교민 사회도 이 나라에서 자리도 잡고 인정도 받아 나름대로 이 나라에 한 주축을 이루어야 할 교민 사회이지만 ,

이번 사건을 통하여 우리 교민 사회는 초창기 이민 모습에서 별로 발전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곳에는 항상 사건과 사고가 따른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 교민 수 5천 밖에 안 되는 이곳에 그런 참혹한 사건이 두 번씩이나 일어나는지 의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왜 우리 교민 사회와 대한민국 공관은 불시에 일어나는 대형 사고 앞에 언제나 우왕좌왕하고 갈팡질팡하고 못나 보이는 오합지졸의 모습을 항상 보여주어야 하는지 답답하기도 합니다.

이제 이 사건은 이곳 사정을 아는 사람으로써 진범잡기는 물 건너 갔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진범은 이제 오리무중의 안전한 곳에 있을 것이고 성과에 급하고 심증에 밝은 이곳 수사진에 의하여 한국인이나 이곳 시민 중에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그런 무고의 피해자가 안 나오게 노력하는 것도 불쌍하게 간 어린 영혼에 대한 예의일 것 같습니다.

잘 살자고 나온 이민입니다. 돈이 보인다면 너도나도 보따리 싸고 찾아 드는 후진국이민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닥친 불경기에 떠날 사람 떠나고 남을 사람 남아 후진국의 교민 사회를 유지합니다.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경제 능력이 모든 것을 우선하는 느낌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남의 나라에 살면서 유사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나 사건에 예방 차원의 투자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결과입니다.

나는 이 사건의 본질을 파라과이로만 국한 시키지 말았으면 합니다.

나는 이 사건을 통하여 모든 재외 한국인과 공관과 외교관이 자기 성찰의 계기가 되어 선진국 기준의 일률적인 원칙보다는 각 나라마다 맞는 세련된 외교와 처세로 대한민국의 백년지대계의 국익에 도움이 되기를 빌어 마지 않습니다.

그래야만 억울하게 살해된 다섯 어린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여 줄 것 같기 때문입니다.

|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