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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청소년 27% '무직업 무교육' 상태 |
15~24세 사이 브라질 청소년 가운데 27%가 직업도 없고 학교에 다니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실업과 교육기회 불균형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브라질 사회경제분석연구소(Ibase)는 전날 발표한 자료에서 "전국 8개 대도시에 거주하는 8천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분의 1이 넘는 27%가 경제활동도 하지 않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브라질 국립지리통계원(IBGE)과 월간고용조사연구소(PME)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16~24세 청소년의 23%에 해당하는 170만명이 '무직 무교육' 상황에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현지 언론은 조사에 참여한 한 연구원의 말을 인용, "심각한 구직난은 한창 경제활동에 종사해야 할 청소년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청소년층이 직업도 찾지 못하고 교육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숙련 근로자 부족 현상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무직 무교육'층으로 분류된 청소년의 대부분이 조사 당시까지 수개월간 직업을 구하려 했으나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면서 "상당수 청소년들이 취업 여건이 좋아지기를 막연하게 바라면서 직업 구하기 노력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취업과 교육 기회에서 배제되는 청소년층이 늘어나면서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이 갈수록 늦어지는 현상을 낳고 있다.
브라질 응용경제연구소(Ipe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82년부터 2002년 사이 경제적 독립 연령이 남성은 37.9세에서 39.5세로, 여성은 31.1세에서 31.9세로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Ipea의 줄리아나 레이탕 에 멜로 연구원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20대에 직업을 구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특히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노동시장의 불안정으로 거의 실현불가능한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무직 무교육' 청소년층의 증가가 장기적으로 비숙련 노동자를 양산함으로써 브라질의 국가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사회적 위화감 조성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리우 데 자네이루 연방대학 교육학과 엘리아니 리베이로 교수는 "직업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을 놀고먹는 베짱이쯤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면서 "당장의 생활을 위해 취업의 길을 택했다가 직업도 얻지 못하고 길거리로 나선 청소년들에 대한 국가발전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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