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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2 07:52 수정 : 2006.02.22 07:52

"교수님, 강의에 출석하지 못했는데 강의 노트 좀 복사할 수 없나요"

"주말 광란의 파티에서 마신 술이 덜 깨서 월요일 수업에 지각을 했네요"

신세대 대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선을 넘어서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 교수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학생들은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릇없는 항의 메시지를 e-메일로 보내기도 하지만 교수들은 학생들의 평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

캘리포니아 대학 수학과의 제니퍼 셜튼즈 부교수는 지난 9월 미적분학 수업을 듣는 한 학생으로부터 "바인더나 노트북을 사야 합니까? 1학년이라서 학교 용품을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어요. 추천 좀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e-메일을 받았다.

윌리엄앤드메리 대학 사회학과의 캐트린 젱킨스 교수는 특히 수업을 빼먹은 학생들로부터 강의 노트를 복사해 달라는 e-메일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학을 강의하는 조지타운 대학의 마이클 케슬러 부학장은 "학생들이 e-메일을 보내는 어투가 매우 놀랍다"면서 "`나는 이것을 알 필요가 있으니 교수님은 지금 나에게 말해줄 필요가 있다'는 식이며 때로는 명령조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e-메일을 통해 교수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 건전한 거리로 유지됐던 교수와 학생간 경계선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젊은 대학 교수들은 자신들의 재임기간이 학생들의 평가에도 일부분 달려있기 때문에 e-메일 공세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 것인지 고심하느라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클라크 대학 사회학과의 패트릭 에위크 교수는 "학생들은 끊임없이 개별 교수에 대한 평가를 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웹사이트나 블로그 등에 교수들에 대한 평가와 느낌의 글을 올리고 있다는 것.

그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 가운데 10명이 논문을 제출하기 전 초안을 e-메일로 보내 논평을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네티컷대 법학과의 알렉산더 라하브 부교수는 e-메일 메시지에 응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말했지만, e-메일에 아예 응답을 하지 않는다는 교수들도 적지 않다.

라하브 부교수도 `아들과 놀아야 하기 때문에 수업에 갈 수 없다'는 한 학생의 e-메일에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학생은 대학원에 다니는 성인이고, 아이의 부모인 만큼 그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서까지 내가 말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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