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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4 19:17 수정 : 2006.02.25 02:22

두바이 기업 ‘미국 항만 운영권’ 인수 연기

아랍에미리트 기업의 미국 항만 운영권 인수가 결국 연기됐다. 아랍에미리트와 미국의 관계에도 집중 조명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등 미국 동부 6개 항구 운영권을 가진 영국기업 P&O를 인수하려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는 24일 미국 정부가 이번 인수를 정치권을 확신시킬 수 있도록 인수 절차를 일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의원들이 충분히 설명을 듣는 게 중요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1일까지만 해도 의회가 거래를 막는 입법을 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까지 ‘안보를 위해 거래를 중지시켜야 한다’는 거센 ‘당내 반란’을 일으켜 왔다. 뉴저지주는 23일 두바이포트월드의 항구 운영권 인수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안보’를 최우선 기치로 내세워온 부시 행정부가 ‘안보’에 발목잡혀 버린 것이다. 아랍에미리트가 이번 인수에 나서기 몇 주 전 1억 달러의 카트리나 구호성금을 냈고, 거래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불거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적자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 아랍에미리트는 중요한 파트너다. 이 점이 미 정부에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중동에서 미국의 주요동맹이자 최대 무기 고객 중 하나다. 미군 함정과 전투기들이 자유롭게 아랍에미리트의 항구와 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2007년까지 80대의 미국제 F-16 E/F 전투기를 도입 중이며, 올해 미국으로부터 19억 달러치의 군사장비를 구입할 예정이다. 2006년 국방예산은 37억 달러로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202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오일 머니’가 모여드는 두바이는 미 재계에서 ‘큰손’이다. 지난해 미국 기업인수에 10억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7257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은 중동의 ‘오일 머니’ 유치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월가의 경제전문가들은 정치권의 ‘과민반응’으로 중동계 자본이탈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보도했다.

하지만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3일 미 행정부의 이번 거래 관련 첫 브리핑에서 아랍에미리트와 알카에다 연계설을 내세우며 ‘믿을 수 없는 동맹’이라고 몰아붙였다. 의원들은 9·11 테러범 가운데 2명이 아랍에미리트 출신이었고, 테러 자금도 두바이를 통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칼 레빈 의원은 “대테러 전에 관해 아랍에미리트는 일관성 없는 역사를 지녔다”며 “오사마 빈 라덴을 지원했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전세계의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3일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아랍에미리트는 훌륭한 동맹”이라며 두 나라의 우호협력과 테러와의 전쟁에서 결속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달래기에 나섰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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