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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스미스, 16억달러 유산 놓고 11년째 법정싸움
억만장자, 스트립걸, 〈플레이보이〉, 유산 싸움, 거짓말 …. 통속적인 가치들로 꽉 찬 ‘늙은 억만장자와 스트립걸’ 이야기가 다시 한번 미국인들 이목을 끌고 있다. 30살 연상의 의붓아들과 11년간 유산 다툼을 벌이는 스트립걸 출신 ‘플레이 메이트’ 애나 니콜 스미스(38·사진)가 그 주인공. 16억달러의 유산 배분을 놓고 텍사스 석유재벌 하워드 마셜의 아들 피어스 마셜과 싸우고 있는 스미스는 26살 때인 1994년 그가 일하던 술집에서 전남편 하워드 마셜을 만났다. 둘은 그해 결혼했지만, 89살 신랑과의 신혼생활은 14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유산을 놓고 다툼이 일자, 아들 마셜은 텍사스 주법원에 소송을 내 자신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스미스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연방법원에 “아들 마셜이 사설탐정을 써 내가 남편한테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유언장을 위조했다”며 제소했고, 스미스가 8800만달러의 유산을 차지해야 한다는 거꾸로 된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연방항소법원에서 스미스의 패소로 다시 뒤집혔고, 지난달 28일 첫 심리를 연 연방대법원에서 우여곡절의 끝을 보게 된다. 스미스는 “남편이 청혼할 때 ‘재산의 절반을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한다. 아들 마셜은 하지만 아버지 생전에 스미스가 600만달러어치의 자산을 마련했다며 “챙길 만큼 챙겼다”고 반박하고 있다. 스미스가 병상의 남편한테 가슴을 보여 주며 더 많은 상속분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있다. 숱한 화제를 낳은 스미스는 이날 법정에 출두하면서는 그가 걸친 검은색 정장만큼이나 무뚝뚝했다. 재판에서 데이비드 수터 대법관은 스미스의 입장이 “그저 돈만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요약했고,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정말 대단한 스토리”라고 말했다. 1992년 〈플레이보이〉 모델들 중에서 ‘올해의 메이트’로 선정된 스미스는 청바지 상표 ‘게스’의 광고모델로도 활동했다. 스미스는 지난해 아프리카 빈민을 돕기 위한 ‘라이브8’ 공연에 술에 취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나왔다는 이유로 주최 쪽으로부터 제소당하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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