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7 19:03
수정 : 2006.03.07 22:23
워싱턴포스트 보도…실효성에 회의적 시각도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터키의 핵개발을 자극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터키의 심각한 에너지난도 핵개발에 나서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 주재 터키 대사를 지낸 외즈뎀 산베르크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이 지역 국가 간에 비대칭적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며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후손들에게 독립된 국가를 물려주려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터키로선 핵확산금지조약(NPT) 틀에서 핵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터키는 핵개발이 터키의 에너지난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힐미 귈레르 에너지장관은 지난달 유가 상승과 에너지원 다양화의 필요성 때문에 원자력발전소 5개를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터키는 러시아와 이란에 천연가스의 90%를 의존하고 있다.
터키 핵개발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빌켄트대 무스타파 키바롤루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터키의 핵개발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핵 대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을 중단시키는 데 터키를 이용하기 위해 터키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차관은 6일 헤리티지재단 연설에서 “이란이 모든 핵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약간만 임신할 수는 없다”며 이란에 소규모 우라늄 증식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