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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5 09:45 수정 : 2006.03.25 09:45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악재로 또 다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집권당의 야당의원 매수의혹으로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겪은 뒤 올해들어 국민적 인기를 회복하면서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등 모처럼 기력을 되찾고 있으나 이번에는 자신의 최측근이자 경제수장인 안토니오 팔로시 재무장관의 비리가 폭로되면서 발목을 잡히고 있다.

24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팔로시 장관은 빙고장 운영과 관련된 비리 연루 의혹과 함께 대(對) 정부 로비스트와 기업인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이를 돈세탁해 착복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최대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은 전날 팔로시 장관 해임결의안 채택 절차를 시작할 것을 의회에 요청하는 등 대선을 앞둔 호재로 삼고 있다.

PSDB 지도부는 알도 레벨로 하원의장에게 "팔로시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를 당장 시작해야 하며, 모든 것이 확인될 때까지 법률에 따라 각료직 수행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벨로 하원의장은 이미 언론 등을 통해 팔로시 장관의 비리 의혹이 구체적인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PSDB의 요구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의회가 조만간 팔로시 장관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럴 경우 올해 대선캠프 기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팔로시 장관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고 있는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자칫하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룰라 대통령은 팔로시 장관 경질을 시사하고 브라질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의 기도 만테가 총재를 후임 재무장관으로 기용할 것을 검토하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야권의 공세가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의 재선전략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지난 22일에도 발생했다.

브라질 연방최고법원은 룰라 대통령이 재선전략 차원에서 추진해온 각급 선거에서의 '정당연합 자유화 법안'을 놓고 11명으로 구성된 대법관회의를 열어 찬성 2표, 반대 9표로 부결시켜 버렸다.

"최소한 선거일 1년 전에 법안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선거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따라서 수평적인 정당연합은 오는 2010년 선거에서나 가능하게 됐다.

'정당연합 자유화 법안'은 대통령, 상ㆍ하의원, 주지사, 주의원을 선출하는 각급 선거에서 정당간 제휴관계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현실에 맞는 수평적 정당연합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추진돼 왔다.

현재는 대선을 놓고 형성된 정당간 제휴관계가 상ㆍ하의원 및 주지사, 주의원 선거에도 그대로 의무 적용되는 수직적 정당연합만 허용되고 있다.

연방최고법원의 결정에 따라 올해 대선은 룰라-알키민 양자대결 구도가 더욱 굳어지게 됐다. 그러나 상당수 정당들이 지역별, 각급 선거별로 집권 노동자당(PT)과의 제휴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룰라 대통령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알키민 주지사는 이날 또 다른 야당인 자유전선당(PFL)과의 협력 선언에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대통합을 촉구하면서 연방최고법원의 결정을 '안티 룰라' 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확실한 계기가 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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