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억명 시청, 브라질서 월드컵보다 인기
스페인어권 TV 연속극 '텔레노벨라'가 중남미 지역은 물론이고 전세계 드라마 시청자들을 장악해 가고 있다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텔레노벨라란 텔레(텔레비전)와 노벨라(소설)란 스페인어가 합쳐진 것으로 중남미와 스페인 등에서 방송되는 여성 취향의 TV 연속극을 말한다. 우리의 한류 드라마가 주로 아시아권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텔레노벨라의 경우 기본적으로 인구를 갖춘 중남미 지역을 같은 언어권으로 바탕에 깔고 있는데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급속히 세계 각지로 방송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것. 현재 하루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이 남미식 드라마 시청자 수가 최대 20억명으로 지구촌 인구의 3분의 1에 달한다는 평가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1950년 첫 텔레노벨라 작품 '당신의 삶은 나의 것'이 제작된 브라질에서는 텔레노벨라 '아메리카' 시청자 수가 지난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팀이 승리했을 때보다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BBC는 소개했다. 멕시코에서만 연간 3천시간에 달하는 텔레노벨라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 제작비용 또한 미국 영화 '타이타닉'과 비슷과 2억5천만 달러에 달한다.텔레노벨라는 주 2회 정도 방송되는 우리의 미니시리즈 혹은 주말 드라마와는 달리 보통은 일일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되며 총 제작 편수는 통상 1시간짜리 기준으로 180부작에 달한다. 보통의 경우 신분 차이 등으로 맺어지기 어려운 두 남녀가 운명적 사랑에 빠져 현실적인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사랑을 쟁취한다는 극히 통속적 수준의 남녀간 사랑얘기가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동안 금기시돼왔던 정치문제를 비롯해 동성애, 낙태, 혼전 성관계 등 사회 문제를 다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멕시코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샐마 헤이엑이 텔레노벨라 열풍을 타고 세계적 스타로 성공한 대표 배우로 꼽힌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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