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7 19:27
수정 : 2006.04.07 19:27
노스캐롤라이나 주민 “내 일생에 이런 부끄러운 정부는 처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여당인 공화당의 우세 지역중 한 곳인 노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주민들의 ‘날 선’ 질문 공세에 진땀을 쏟았다.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6일 열린 샬럿 세계문제협의회주최 토론회에서 부시 대통령은 토크쇼 진행자처럼 무대 곳곳을 다니며 예정에 없던 10여개의 질문을 소화했다. 그러나 한 여성이 임기 중 줄어들줄 모르는 연방정부 재정적자에 대해 질문하며 대통령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뒤이어 질문자로 나선 한 교사는 ‘외교정책이 독단적이라는 평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내놓았다. 또 한 여성은 대통령에게 ‘경제 성장과 북한, 이란 문제 해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중 하나를 택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부시 대통령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질문자는 자신을 61살의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밝힌 해리 테일러였다. 테일러는 “저는 당신의 이상형이 아니다”라는 대통령의 농담에도 아랑곳않고, 낙태와 환경, 도청, 외국 수용소 문제 등 대통령으로서는 민감한 부분만을 지목하며 “내 일생에 지금처럼 정부의 지도력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나아가 두려워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에게 “가끔은 겸손함과 함께 자신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우아함도 갖췄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당신의 말이 내가 당신이 말한 내용들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뜻이라면 내 대답은 ‘절대로 아니오’입니다”라고 맞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테일러의 말을 계속하게 하라는 뜻으로 보낸 청중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마쳤으며, 테일러는 대통령의 인내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실수한 것을 구체적으로 들어 보라’는 한 질문자의 청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서의 전술적 변화를 언급했으며, 이어 대통령은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들이 다수임을 반증하듯 참석자 중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사진을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은 물론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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