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7 22:19
수정 : 2006.04.07 23:26
‘페루의 차베스’ 우말라 선두…중도우파 여성 플로레스 추격
최근 중남미에 불고 있는 좌파 열풍과 여성 돌풍이 페루에서 격돌했다. 오는 9일 치러질 대선에서 좌파 성향의 오얀타 우말라(43) 페루민족주의 단결당 후보와 중도우파 여성 정치인 루르데스 플로레스(46) 국민단일동맹 총재가 각축하고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말라 후보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여러 면에서 닮았다. 육군 중령 출신인 그는 2000년 말 후지모리 정권에 맞서 무장봉기를 시도한 바 있고, 인디오와 빈민층을 핵심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처럼 부패정치 타파, 국가역할 확대 등을 주장해 인기가 급상승했다. 코카 재배 합법화 등 반미노선을 뚜렷이 해 차베스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함께 ‘중남미 좌파 3인방’의 하나로 떠올랐다.
우말라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는 플로레스 후보는 보수층을 대표하는 인물로 칠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를 떠올리게 한다. 국민기독당 소속으로 1990년대 여러 차례 하원의원을 지낸 그는 자유 시장경제를 적극 옹호한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의 포퓰리즘을 비판하며, “페루에서 좌파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두 사람 모두 과반 득표를 하기에는 힘이 딸린다.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 중도좌파 아메리카 인민혁명동맹 소속 알란 가르시아(56) 전 대통령이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1985년 35살에 대통령에 당선했던 그는 꾸준히 3위권을 유지하며 플로레스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각에선 그의 결선투표 진출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중남미 각국과 미국은 이번 페루 대선이 중남미 정치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 콜롬비아·멕시코는 플로레스 후보를,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는 우말라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가르시아 후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관측이다.
유강문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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