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동 정신과의사 부족 ‘비상’

정신병을 겪는 미국의 미성년자들이 아동 정신과 의사 부족으로 주로 약에 의존하는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AP가 7일 보도했다.

미국내에 필요한 아동 정신과 의사는 1만2천600명에 달하지만, 실제 개업중인 사람은 7천명에 불과하며, 오는 2020년에 이르러도 8천300명 밖에 안돼 수요의 2/3도 채우지 못한다는 것.

이론적으로 볼 때 18세 이하 청소년 1만5천명당 1명의 정신과 의사 밖에 없는 꼴이며, 실제로는 의사 1명이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 750명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웨스트 버지니아의 경우 10만명의 청소년 당 아동 정신과 의사는 1.3명에 불과하다.

아동 정신과 의사가 태부족인 이유는 아동 정신과 의사가 되려면 4년간의 의학 전공 과정외에 2년을 추가로 훈련을 받아야 하는 데다, 아동 정신과 의사의 경우 부모는 물론, 교사, 문제의 아동 정신병 환자의 행동을 잘 아는 사람들과 인터뷰해야 하는 등 이중 부담이 따르는 데도 그에 따른 보상이 적기 때문.

이때문에 소아과 의사나 가정의, 아동 심리학자들이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했음에도 아동 정신과 의사를 대신하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비교적 한가한 농촌 지역의 내과 의사들로 하여금 도시 지역이나 대학 병원의 아동 정신과 의사로 부터 전화로 자문을 받아 심리 치료를 하도록 격려할 정도이다.

이처럼 아동 정신과 의사 부족 상황이 수년간 계속되면서 정신병을 앓는 아동을 둔 부모들이 갈 수록 약에 더 의존하고 있다.

특히 집중력 결핍증 등을 앓는 아동 250만명이 정신과 의사가 아닌 의사들이 처방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또한 자녀들이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게 할 여유가 없는 가정에서는 필요한 치료를 위해 아예 자녀 양육권을 주 정부에 양도하기 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5년의 정신과 의사 과정을 단축하거나 아동 정신과에 흥미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조기에 현장 수련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법이 제시됐으나 획기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AP는 전했다.

박노황 특파원 [e-mail]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