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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8 10:29 수정 : 2006.04.08 10:29

"경제는 잘 나가고 있는데 국민들은 가난해지고 있다"

군사독재정권 시절 브라질의 경제 기적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1969~1974년 사이집권했던 가라스타주 메디시 대통령이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개선되지 않는 현실을 놓고 의문처럼 내뱉은 말이다.

이 말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조지프 스티글리츠(63) 교수에 의해 현재의 브라질 경제상황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또 다시 사용됐다.

브라질 유력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7일 스티글리츠 교수와의 전화회견 내용을 전하면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각종 사회구호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보다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는데 더 열중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룰라 대통령이 월가(街)의 환심을 얻기 위해 집권 당시 내걸었던 사회구호정책을 단념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하고 "룰라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부유층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시장의 함정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재정적자를 줄이는데만 8년을 매달렸으나 유일하게 남은 것은 대규모 감세 조치로 인해 부자들의 은행 계좌에 더 많은 돈이 몰리게 만든 것"이라면서 "룰라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범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룰라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최저임금을 현행 300헤알(약 140달러)에서 350헤알(약 160달러)로 인상하고 소득세 인하 조치를 잇따라 시사하면서재정수지 악화가 예상되고 있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또 브라질 정부가 지난 4년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함으로써 '명백하게'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하고 "이것 역시 월가만을 즐겁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면서 최근 브라질 내에서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금리 인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특히 브라질의 수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 "브라질은 '아시아의 호랑이들'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수출 부문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수출 증가세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결국 높은 기준금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세계은행 주최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브라질 경제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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