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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1 10:02 수정 : 2006.04.11 10:02

평화시위 상징 흰색 셔츠 물결

10일 미국 100개가 넘는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불법체류자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집회.시위가 열린 가운데 10만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워싱턴 내셔널 몰 광장에서도 평화시위를 상징하는 흰색 셔츠 물결을이뤘다.

집회는 당초 오후 4시부터 열리는 것으로 계획됐지만 2시간 전부터 대형 연단을 중심으로 성조기와 "우리는 미국이다" 등 피켓을 든 이민자들이 모여들여 일찍부터 주변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머리에 미니 성조기를 꽂거나 대형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나와 당당한 미국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 이민법 개혁 요구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의 국기를 들고 참석, 의회와 미국민들의 반발을 초래한 것을 의식,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고국의 국기를 들고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뉴욕에선 시위대가 브로드웨이를 "형형색색의 성조기와 외국기들의 바다"로 만들었다.

워싱턴 집회 참가자들은 의사당을 향해 "우리는 미국이다(We are America)",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우리를 이렇게 대할 수는 없다"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장엔 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까지 부모 손을 잡고 많이 참석했으며, 젖먹이를 태운 유모차 시위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과테말라에서 온 불법 체류자인 알바로 메르세데스(9.메릴랜드 어퍼 말보로 거주)는 "미국은 불법 체류자들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 세상은 미국인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인근 한인들도 단체별로 100여명씩 행사에 참석, 성조기를 흔들면서 이민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요구하며 목청을 높였다.

북버지니아 한인회의 고대현 회장은 "미국은 이민으로 이뤄진 나라로 이민자 없이는 운영될 수 없는 나라"라면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불법 체류중인 한인들도 신분보장이 이뤄지면 더 열심히 일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시청 앞 집회에선 한인 풍물패가 등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불법 체류자 합법화 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각 종교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고, 불법체류자 합법화 이민법 개정을 주도하고 있는 에드워드 케네디(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등 일부 정치인도 참가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미국 도살.정육 업계는 많은 남미계 노동자들이 시위에 참가하는 바람에 생산이 급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시위주최측은 시위에는 불법 체류자 뿐 아니라 합법신분 이민자들도 많이 참가했다며 "우리는 가두 행진만 하는 게 아니라 투표장으로도 행진할 것"이라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별렀다.

그러나 불법이민 반대자들은 이날 시위대에 대해 "불법은 불법인데, 불법자에게 시민권을 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뉴욕 시위에선 시위대에 의해 '부시 퇴진' 구호가, 노스캐롤라이나와 댈러스에선 경제 보이콧 주장이 나온 반면, 휴스턴 지역에선 불법이민자 집에 불지르자는 전단이 뿌려지기도 해 이민 갈등의 격화 소지를 엿보였다.

캔자스주 농업도시 가든 시티에선 농업 노동자 3천명이 시위에 나섰는데 이곳 총 인구는 3만명에 못미친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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