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브리핑선 안밝혀 논란
‘오마이뉴스’ 대화록 입수 보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워싱턴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스스로 입수한 정상회담 대화록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6월10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언급하며 “또다른 문제는 북한의 각종 불법 행위들”이라며 “위조지폐 문제가 있는데, 그들은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매우 잘 만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최근에도 위조지폐 범인을 잡았는데, 미국에서는 위조지폐를 만들면 감옥에 보낸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또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핵물질의) 확산인데, 핵무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다른 곳에 팔아넘겨 ‘더티 밤’(방사능 물질을 이용한 소형폭탄)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핵물질 제조와 거래 의혹도 제기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군을 투입하고 싶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혼란스런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당시 정상회담 공식 브리핑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문건의 내용과 유출 경위를 놓고 우리 정부 외교라인의 ‘자주-동맹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불법 입수해 보도한 바 있는 문건 내용을 다시 짜깁기한 것으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정상회담 내용을 왜곡보도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이 매체가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자료를 토대로 보도한 적이 있는 만큼, 문서 유출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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