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가려던 인디오들 눈수술 '우리가 해준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지도자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함께 중남미 빈민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무료 안과시술 프로그램 '기적 미션'이 대선을 앞둔 멕시코에서 묘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멕시코 남부 유카탄 반도의 인디오 90명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기적 미션' 프로그램에 따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하려고 하자, 멕시코 지방당국이 이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겠다며 부랴부랴 제의를 하고 나선 것. 유카탄 반도 킨타나 로 주정부의 인디오 개발 프로그램 책임자 알프레도 카말은 12일 기자들에게 주내 인디오 집단 거주지 펠리페 카리요 푸에르토 지역에서 안과 질환을 앓고 있는 인디오들에게 무료 수술을 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카말은 주정부가 주선한 의료팀이 내주 인디오 마을을 방문할 것이며 곧바로 수술을 위한 예약 일자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멕시코 인디오 마을측이 무료 수술을 받기 위해 낸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멕시코에서는 차베스의 멕시코 대선 개입 전략이란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불러모았었다. 또한 멕시코 정가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는 중도좌파 제2야당 민주혁명당(PRD) 소속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선 후보와 차베스 대통령 간 '물밑 접촉설'이 심심찮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물론 두 사람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하지만 보수 성향 집권 국민행동당(PAN)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측은 베네수엘라측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펠리페 카리요 푸에르토 지역 행정을 책임진 엘리세오 바에나는 "베네수엘라 프로그램이 멕시코 정부에 의무감을 고취시킨 것 같다"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치료를 받으려던 주민 90명 가운데 상당수는 멕시코에 남겠지만 여전히 일부는 베네수엘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스트로와 차베스는 작년 8월 베네수엘라의 석유판매 대금과 쿠바의 수준 높은 의료기술을 융합, 중남미 빈민들에게 무료 안과수술을 해준다는 '기적 미션' 프로그램에 합의했다. 당시 차베스는 1년에 중남미인 24만2천명이 안과 질환 무료 수술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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