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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3 19:43 수정 : 2006.04.13 19:43

오전 9:31 납치범 “폭탄 있다, 앉아”
9:37 “워싱턴으로”
10:00 승객들 “조종실로” …“막아”
10:02 “알라신 위대”….“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 “살려주세요.” “알라신이 가장 위대하다.”

9·11 테러 당시 미국 펜실베이니아 들판에 떨어져 승객 33명과 승무원 7명이 숨진 유나이티드항공(UA)93기의 추락 전 마지막 32분간 상황을 담은 조종실 녹음내용이 12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이 항공기는 9·11 당시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네번째 항공기로, 승객들이 항공기를 탈환하려고 테러범들과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추락했다. 이날 녹음내용 공개는 미 연방법원에서 9·11 테러와 관련한 미국 안 유일한 기소자인 알카에다 조직원 자카리아스 무사위에 대한 배심원 선고공판 과정의 하나로 이뤄졌다.

사건 당일 오전 9시31분부터 녹음된 내용은 “신사 숙녀 여러분. 기내에 폭탄이 있습니다. 자리에 앉으십시오”라는 납치범의 말로 시작돼, 이어 몇 분간 “움직이지마” “닥쳐” “앉아” 등 테러범들의 윽박지르는 소리가 이어졌다. 기장은 조종간을 납치범들에게 빼앗기기 전 ‘메이데이’를 외치며 긴급 구조요청 신호를 보냈고, 한 조종사는 폭행당한 듯 비명을 지르며 신음소리를 냈다.

오전 9시37분께 한 테러범이 “됐다, 돌아가자” 다른 테러범도 “모든 게 잘됐다. 나는 끝냈다”라고 말해 기내를 장악했음을 시사했다. 뉴어크공항을 이륙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항공기는 워싱턴 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9시57분께 조종실 밖에서 소란한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한 납치범이 “싸움이 발생했느냐”라고 동료에게 물어, 승객들이 비행기를 탈환하려고 행동에 나섰음을 보여줬다. 1분 뒤 승객들을 제압하려고 납치범 조종사가 항공기를 좌우로 마구 흔들어 항공기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오전 10시께, 한 승객은 “조종실 안으로, 우리가 하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것”이라며 “행동개시”라고 외쳤고, “못 들어오게 막아”라는 납치범의 고함소리가 뒤섞였다.

오전 10시2분께 고도를 낮추던 항공기가 7천피트(2120m)에 이르렀을 때 조종실에서 “위로 올려” “아래로 내려” 등 고함이 터지며 항공기는 통제력을 잃고 급강하했다. 조종실에선 “알라신이 가장 위대하다”는 납치범의 아랍어 외침과 “노, 노, 노, 노 …”라는 승객들의 절규가 메아리치다 오전 10시3분을 지나면서 폭발소리와 함께 항공기가 펜실베니아 들판에 추락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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