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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물러나는 백악관의 입 |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2003년 6월 백악관 대변인으로 임명된지 3년만에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 개편 회오리에 휘말려 19일 물러났다.
잔잔한 목소리로 정해진 보도지침에 따라 질문의 핵심을 피해 말을 적당히 바꿔가며 브리핑을 해주던 매클렐런은 불과 이틀전만 해도 "당신은 안바뀌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인사 문제에 관해서는 추측해 본적이 없다"면서 정작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언급을 피했었다.
매클렐런은 부시 대통령으로 부터 이번 인사의 전권을 물려 받은 조슈아 볼튼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보좌관들에게 "금년중 떠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지금 떠나라"고 말했을 당시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으로 미뤄볼 때 '불명예 퇴진'으로 보일 수 있는 이번 인사는 피하려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백악관 입성 직후 터진 '리크 게이트'를 비롯, 수렁에 빠진 이라크 전, 비밀 도청 등 갖가지 불미스런 사안으로 늘 기자들의 힐난과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대해 미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밸러리 플레임의 신원 누설에 "아무 연관이 없다"고 옹호했다가 결국 로브가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뒤 이를 캐묻는 기자들에게 "수사중인 사건이어서 언급할 수 없다"고 며칠 동안이나 옹색한 변명을 늘어놓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정보 통제의 하수인으로 지목받아온 매클렐런과 나란히 선채 그가 '도전적인 임무'를 맡아 '품격과 성품'을 갖고 잘 수행했다면서 "그를 바꾼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그가 결정한 만큼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매클렐런은 자신을 칭찬하는 대통령을 향해 미소와 가벼운 웃음을 터뜨려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텍사스 오스틴대 출신인 매클렐런은 정치적 야심이 큰 어머니 캐럴 키튼 스트레이혼(현 텍사스주 감사원장)의 선거 운동을 돕는 데 큰 활약을 보여 부시 대통령의 측근인 카렌 휴즈(현 국무부 홍보차관)에 의해 발탁된 뒤 주지사 부시의 공보 비서로 활동했으며, 2001년 백악관 부대변인을 거쳐 애리 플라이셔 전대변인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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