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술마시면 시동 안걸리는 장치’ 의무화 추진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려 할 경우 아예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음주 운전을 원천 봉쇄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미 뉴욕주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25일 보도했다.

미 뉴욕주 의회의 펠릭스 오티즈 의원은 운전자가 술을 마셨을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잠금장치를 오는 2009년까지 모든 자동차와 트럭에 달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 제출을 추진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로써 호주 등 일부 나라에서 부분적으로 추진돼온 음주 시동 잠금장치 장착이 미국에서도 머지않아 현실화돼 언젠가 음주운전이 완전히 사라질 날이 올 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음주운전 때 시동이 안걸리도록 하는 잠금장치를 곧 스웨덴에서 선택사양으로 판매할 예정인 볼보와 사브 자동차는 이에 따라 미국에서도 이 같은 장치를 단 자동차를 시판할지 저울질 하고 있다.

볼보 자동차 등이 내놓은 음주 시동 잠금장치의 비용은 1천달러 정도.

그러나 일부 회사들은 지금처럼 숨을 내쉬어 음주 여부를 측정하도록 하는 기존의 장치 대신 피부 표면을 통해 음주 탐지가 가능한 보다 편리한 장치를 같은 가격대에 내놓기 위한 개발작업을 벌이고 있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법안도 마련한 바 있는 오티즈 의원은 음주 시동 잠금장치 의무화 법안에 대한 거센 반발은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시도 때의 초기 반발과 같은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음주운전 반대 어머니회(MADD)'의 척 헐리 회장도 "대중이 원하고 자료가 뒷받침되면" 음주 시동 잠금장치 의무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MADD측은 그러나 아직 기술적 준비가 안돼 있음을 시인하고, 일차적으로 음주 운전적발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 같은 장치의 장착을 의무화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미국 내 최소한 12개 주가 음주운전 적발자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음주 시동 잠금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이며, 법원 명령에 따라 이같은 장치를 이미 달고 있는 상습음주 운전자 차량도 7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음주운전을 하다 체포되는 미국인들이 매년 140만명에 달해 음주 시동 잠금장치의 사용은 앞으로 더욱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이기창 특파원 [e-mail]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