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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6 11:40 수정 : 2006.04.26 11:40

가끔 `해석 불가' 문장을 구사해 유럽이나 유럽색이 강한 일부 미국인들로부터 `영어 파괴자'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특정 단어를 선호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로저 코언은 2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게재한 칼럼에서 부시 대통령이 문장의 처음에 `See'를, 중간 접속사로 `yet'을 자주 쓰는 습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초 자유를 주제로 행한 한 연설에서 "아시다시피, 자유국가는 평화로운 나라입니다. 자유국가는 서로 공격하지 않습니다. 자유국가는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지 않습니다"(See, free nations are peaceful nations. Free nations don't attack each other. Free nations don't develop weapons of mass destruction)라고 말한 것을 한 예로 들었다.

`see'를 문장 첫머리에 쓰는 것은 청중이나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관용적, 구어체적 용법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의 언어학자 제프리 넌버그는 "`see'라는 단어의 구사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어처럼 됐다"고 지적했다.

언어학자들이나 정치권 소식통들은 부시 대통령이 부유층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보통 사람이라는 친근함을 보이기 위해 이런 어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리 중 하나에 있는 사람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는 보통 사람이라도 언어 구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게 이들의 의견이다.

코언은 또 부시 대통령이 `그러나'라는 뜻으로 `yet'을 너무 자주 쓴다며 대통령의 이런 언어 습관을 맹목적 숭배라는 뜻의 `페티시'(fetish)에 빗대어 `예티시'(yetish)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언어학자 넌버그는 부시 대통령의 이런 습관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잘못된 문법적 상식인 `문장의 첫머리에 `but'을 쓰면 안된다'라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넌버그는 부시 대통령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접속사를 문장 첫머리에 배치시킴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이런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접속사 `yet'이 성경에 자주 등장하고 있고 기독교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성경의 영향을 받아 이 접속사를 자주 쓰는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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