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향후 마무리비용이 3천174억달러보다 많을 것”
미국의 이라크 전쟁 비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지만 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들어간 액수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25일 하원의원들에게 배포한 조사 보고서에서 지난 2003년 이후 올해까지의 전쟁 비용이 3천174억달러(약 100조원)였으며 앞으로 3천710억달러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비용 지출 법안이 다음달 통과되면 2006 회계연도의 전비는 1천18억달러로 작년의 873억달러에 비해 17% 늘어나게 된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2003년 전쟁비용은 510억달러였지만 이듬해인 2004년 773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 왔다. 미국의 올해 전쟁 예산은 교육, 법무, 국토안보 3개부의 예산을 합쳐놓은 것과 비슷한 액수이며 미 정부의 올해 예상 적자 규모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 비용을 포함하면 전체 비용은 8천110억달러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베트남전 전비 549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CRS가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기 앞서 지난주에는 국방분야의 한 독립 연구기관이 지금까지 이라크전에 들어간 비용을 CRS 보고서에서 제시한 수치보다 70억달러 낮은 값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4년 500억달러였던 운영, 보수, 구매 비용이 올해 880억달러로 늘어난 배경에 개인 방호장비 비용과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치안인력 육성비용 지출이나 유가 상승분 반영 등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점들이 50% 이상 늘어난 운영 비용의 근거가 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또 보고서는 40억달러의 비용에 대해서는 추적이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에이미 벨라스코 연구원은 국방부에서 `테러와의 전쟁' 비용 4천350억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내역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에 이 보고서의 내용은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회계감사부문 대변인인 브라이언 마카 소령은 이 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뒤 그에 대한 의견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원은 행정부가 요청한 이라크 전쟁 비용 가운데 19억달러를 멕시코와의 접경지역 순찰 강화에 전용하자는 내용의 제안을 찬성 59, 반대 39로 가결시켰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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