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09 20:12
수정 : 2006.05.09 20:12
예일대 시절 ‘무덤 도굴 의혹’ 뒷받침하는 편지 발견
조지 부시 미 대통령 할아버지 프레스콧 부시가 ‘아파치족 최후의 전사’ 제로니모의 유골을 훔쳐갔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줄 편지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예일대 비밀 엘리트조직인 ‘해골단’ 단원들이 오클라호마주 포트 실에 있던 제로니모의 유골을 훔쳐 ‘무덤’으로 불리는 학내 클럽하우스로 옮겼다는 내용의 편지가 예일대 동문회보를 통해 공개됐다고 전했다. 제로니모는 19세기 중후반 애리조나주 일대에서 백인에 맞서 격렬한 전투를 지휘해 아파치족 최후의 전사로 불리다 만년에 오클라호마주에서 기독교도로 지내다 1909년 폐렴으로 사망했다.
신문은 “1차 세계대전 기간에 프레스콧 부시 등 해골단 소속 젊은 장교들이 제로니모 유골을 훔쳐갔다는 주장이 1980년대부터 제기됐었다”며 “이 편지는 이런 사실을 확인해주는 최초의 방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편지를 공개한 예일대 동문회보 편집장 캐서린 데이 라실라도 해골단원들이 제로니모 유골을 실제로 훔쳤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처음 공개된 것이라며 흥분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 입장은 다르다. 편지가 작성된 1918년 당시에는 제로니모 무덤 위치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아 유골 도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캐머런대 역사학자 데이비드 밀러는 “1920년까지 제로니모 무덤은 아무런 표시 없이 수풀 속에 가려져 있어 프레스콧 부시가 무덤을 찾아내 유골을 가져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와나 스파이비 포트 실 박물관장도 “그가 1918년 포트 실에서 근무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로니모에 관한 이야기 대부분이 과장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유골이 도난당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1832년 윌리엄 러셀이 만든 해골단은 한해 15명의 엘리트만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비밀 학생조직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 부자와 윌리엄 태프트 등 대통령 3명이 여기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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