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5.16 14:15 수정 : 2006.05.16 14:15

아기에게 지능개발 명목으로 컴퓨터나 TV를 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모든 연령대에 걸쳐 TV가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 특히 2세 이하 영아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입증해주는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컴퓨터나 비디오게임 등 다른 전자매체에서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TV와 아기전용 소프트웨어가 아기들에게 비판력을 키워줄 수 있다고 찬성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놀이와 독서에 써야 할 시간을 빼앗고 심지어 주의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15일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는 TV와 컴퓨터 등 전자매체가 유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초청돼 연구 방향과 부모의 유의사항 등을 토론하는 워크숍이 마련됐다.

미 매사추세츠대의 심리학자 대니얼 앤더슨은 이날 유아 교육용 '세서미 스트리트'와 '블루클루'에 대한 연구를 인용, "인지능력 향상을 목표로 고안된 프로그램은 효과가 있지만 다른 종류의 프로그램이나 과도한 TV 시청은 지능개발을 저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아기들이 일찍부터 미디어에 노출될 경우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부족으로 TV와 컴퓨터 등 이른바 멀티미디어가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2세 이하 유아는 TV를 절대 봐서는 안되며 더 나이가 많은 유아들도 매일 1시간 이상 TV를 시청해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다.

지난 2003년 창설된 미국의 카이저패밀리재단(Kaiser Family Foundation)은 2세 이하의 유아 3분의 2가 매일 1시간 TV를 시청하고 있으며, 여기에 거의 1시간을 컴퓨터나 비디오게임을 하는 데 추가로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4세에서 6세 사이 아동의 절반 가량이 자기 방에 TV 수상기를 갖고 있다. 8세 이후가 되면 하루에 TV와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매체의 화면을 대하는 시간이 평균 6.5시간으로 급증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기전용 위성TV, 유아전용 컴퓨터, 말하는 책과 DVD 학습도구 등 수많은 전자매체들이 등장함에 따라 유아교육 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이런 급속한 성장의 배경에는 이들 전자매체가 아기에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의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오히려 부모들은 일찍부터 아기들은 컴퓨터 앞에 앉혀 놓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오는 실정이라고 미 보스턴아동병원 미디어아동센터의 데이비드 비컴은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에이미 조던은 "부모들이 2살된 아기를 TV 앞에 앉히는 이유는 바깥에서 놀도록 하기에는 안심이 안되고 요리나 샤워를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폭력적 내용의 TV 프로그램이 영.유아나 취학전 아동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공포와 공격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들의 방에 설치된 TV가 수면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전문가 사이에 이견은 거의 없다.

다만 TV가 유아들에게 미칠 수 있는 다른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몇몇 연구는 TV는 프로그램 전환이 빠르기 때문에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주의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지만 학습 영역에서는 아동의 연령과 프로그램의 내용에 따라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생후 6개월 이상의 영아를 겨냥해 출시된 '세서미 스트리트'비디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 비디오는 '세서미워크숍사(社)'에서 원래 3∼5세 유아에게 독서와 산수를 가르쳐 주는 목적으로 제작됐던 '세서미 스트리트'가 현재 2세에서 가장 많이 활용될 정도로 연령이 앞당겨진 것을 감안해 출시된 것이다.

워크숍 부좌장을 맡았던 로즈마리 트루글리오는 "1살 난 아기가 세서미스트리트를 보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새 비디오는 유아를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자신들의 아기들과 다른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캘리포니아대의 엘렌 워텔러는 "솔직히 말해서 미국소아과학회에서 2세 이하 영아에게 TV 시청을 금지한 권고사항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모들에게는 더 건설적인 조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hillife@yna.co.kr (워싱턴 AP=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