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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침팬지 종분화 400만년 걸려 |
인류와 침팬지가 진화 줄기에서 갈라져 나오는 데에는 400만년이나 걸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학자들의 공동연구기관인 브로드연구소는 인간과 침팬지의 디엔에이(DNA) 분석을 통해 이런 결론을 냈다고 <에이피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이들은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미니드(사람과(科))와 침팬지의 분화가 1천만년 전 시작해 630만년~540만년 전에 끝났다고 밝혔다. 이는 두 종의 분화에 무려 400만년 가량이 걸렸다는 획기적 학설로, 분화 시기도 기존 학설들의 740만~650만년보다 110만년 정도 늦게 잡았다.
연구진은 침팬지와 인류의 공통조상인 영장류가 1천만년 전쯤 두 개의 고립된 집단으로 일차적으로 갈라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두 집단은 일정기간 각자 진화의 길을 걷다가 다시 어울리며 생식을 통해 잡종을 만들어내기도 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호미니드와 침팬지가 서로 교배할 수 없는 별개의 종으로 확립된 게 630만~540만년 전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들보다 800배 가량 많은 디엔에이를 사용해 분자시계 분석법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들 중 일부는 1천만년쯤 전에 구분이 이뤄지는 반면, 다른 부분의 유사성은 630만년쯤 전까지 일어난 두 종 조상간의 교배를 보여 준다는 얘기다.
기존 연구들보다 인간과 침팬지의 분화 기간을 크게 늘려잡은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리치는 “이런 방식의 진화적 사건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그런 사례들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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