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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교장들 세대교체…20대 교장도” |
뉴욕시의 공립학교 교장들이 최근 대폭 교체되면서 급격히 젊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월 뉴욕시내에는 60세 이상 교장의 수가 41세 이하 교장 수 보다 많았고, 31세 이하의 교장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러나 2005년 가을에 다시 조사해 본 결과 41세 이하의 교장이 총 274명에 달해 60세 이상 교장 67명 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24명은 아직 31세도 되지 않은 젊은 교장들이다.
이는 지난 2001∼2002 학년도 이후 전체 교장 1천45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30명의 교장이 현직을 떠난 결과로, 올해의 경우 전체 교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부임한지 3년이 안되는 신임 교장들이다.
뉴욕 교장들의 이런 대규모 세대교체는 조엘 클라인 뉴욕시 교육위원장의 방침에 따른 것.
클라인 교육위원장은 교장들에게 교육재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서부터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재량권을 주면서 세대교체도단행하고 있다.
클라인 위원장은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 소프트를 시작했던 젊은 시절을 상기시키면서 학교 교육은 민간분야를 따라잡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클라인 위원장은 "아무도 그가 너무 어리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인적 자원에 인위적 제한을 가한다면,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훌륭한 사람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교장들이 늘어난 것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작은 학교들을 많이 설립한데도 원인이 있다. 학생이 수백명인 학교는 학생이 3천명인 학교 보다 관리하기가 더 쉽고 이런 곳에 젊은 교장들이 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젊은 교장들은 경험은 없지만 자격은 훌륭히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에서 교육경영학 석사학위를 따고 소학교 `브롱스 랩'의 교장이 된 33세의 마크 스턴버그는 "기회의 창이 열려있다. 매우 흥미롭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젊은 교장들이 학교 운영상의 어려움을 제대로 극복해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는게 사실. 교장직에 오래 근무한 사람들은 근무중 놀라울 정도의 딜레마와 긴장, 갈등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술 냄새가 나는 학생들을 데리러 부모가 오는 경우도 있고, 가방에 총이나 칼을 넣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는가 하면, 진급 등 학생의 일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결정도 내려야 한다는 것.
퇴직 교장인 62세의 애나 스위처는 "한 학부모가 찾아와 울면서 자기 아이가 낙제를 했거나, 남편 사업이 실패했다거나, 가족 중 한명이 크게 아프다고 하소연을 한다면 경험이 많은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젊고 경험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기가 더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1979년부터 브롱스의 한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해온 67세의 로버트 레더는 "그들이 지적이고, 의도도 좋고, 열정도 있다는 점은 안다"면서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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