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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3 07:30 수정 : 2006.05.23 07:30

한국인 입양아에게 일본 옷을 뜻하는 '기모노'(kimono)같은 것을 입힌다고 표현한 미국 소설 '미국서 살아가기' (Digging to America)가 출간 3주만에 2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명 작가 앤 타일러가 한국 어린이를 각각 입양한 두 미국인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지난 2일 출간을 전후로 뉴욕 타임스는 물론, 워싱턴 포스트, USA 투데이 등 미국내 주요 신문들이 크게 서평을 실으면서 주목받았다.

뉴욕 타임스는 이 소설이 지난주에 이어 금주 베스트셀러 4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 소설에서 미국인 입양 부모인 도널드슨 부부는 입양딸 '진호'의 이국적 요소를 살려준다며 '기모노 같은 것'(kimono-like affair)을 입혀주고 있다.

소설 53쪽에는 도널드슨 부부가 또다른 한국 여아 '수전'을 입양한 이란계 미국인 가정에 한국 의상을 빌려주자고 대화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사구삼'(sagusam)이란 알려지지 않은 용어를 쓰고 있다.

또 이 책 겉표지의 흰색 상의에 노란 리본, 빨간 머플러를 착용하고 꽃송이를 손에 든 소녀의 사진도 한국 어린이라기 보다는 북한 어린이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소설은 워싱턴 포스트 서평 부록판 표제 기사로 실렸을 당시 일본식 전등 아래에 기모노 차림을 한 소녀의 그림까지 실리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미국사회의 몰이해 수준을 드러내 한인 사회에 허탈감을 안겼었다.

김영근 워싱턴 한인회장은 "한인들의 미주 이민 역사가 100년에 이르고,설 이나 한인 축제 때 많은 한인들이 한복을 즐겨 입는 등 우리 문화를 알리려 나름대로 노력해왔는데도 아직도 기모노와 한복의 차이를 모르는 미국인들이 많다는 사실에 적잖이 실망했다"면서 "우리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한국고유 의상을 상시 보관해 한국 관련 행사때 수시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주미 대사관의 윤석중 홍보 공사는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타일러의 소설 때문에 자칫 한국인들이 '기모노'를 입는 것으로 알까봐 우려된다"면서 "곧 작가 타일러와 접촉, 2판 부터는 관련 내용 수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9년 소설 'Breathing Lessons'(한국 번역판:종이 시계)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타일러는 '미국서 살아가기'를 통해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정과 이란인 이민자 가정간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그렸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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