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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소비예측엔 쓸모없어 |
경기 선행 아닌 후행 지표
미국의 정부와 기업, 투자자뿐 아니라 한국 등 미국 외의 나라들도 매달 미시간대와 컨퍼런스보드가 각각 발표하는 소비자신뢰지수에 귀를 기울인다. 미국의 양대 소비자신뢰지수인 이들 지표는 미국 소비자들이 최근 경기를 어떻게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예측하는지를 수치로 보여줘 미국의 중·단기 경기를 효과적으로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수가 미국인들의 미래 소비패턴을 예측하는 데는 쓸모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에이피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 지표에서 소비자들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답하면 소비자들의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해석돼 왔다. 딘 크루셔 리치몬드 대학 경제학 교수는 자신이 이 지수들을 분석한 결과, 경기가 후퇴한 뒤에야 지수가 떨어졌고, 경기가 회복되고 나면 지수가 올랐다고 밝혔다. 이 지표들이 과거 경기만을 반영할 뿐 “소비자들이 앞으로 더 쓸지 덜 쓸지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지내기도 한 그는 구체적인 예로 1987년 증시 폭락 이후엔 지수들이 함께 떨어졌고,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1990년대 말 소비자 지출 증대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만들어진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500명 이상을 상대로 전화 설문을 통해 새 냉장고 구매계획에서부터 인플레이션 체감까지 50개 항목을 꼼꼼히 물어 작성한다. 1960년대 만들어진 민간 경제기관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5000가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만든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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