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31 23:08
수정 : 2006.05.31 23:08
월가 ‘스타’ 폴슨 미국 새 재무장관 지명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30일 새 재무장관에 헨리 폴슨 골드만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60)를 지명하자, 의회와 월가 등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라크전의 장기화 등으로 위기에 처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월가의 ‘스타’인 폴슨을 내각에 끌어들임으로써 잠시나마 분위기 쇄신을 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폴슨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56억달러의 흑자를 내는 등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급성장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물러나게 된 존 스노 재무장관은 그동안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우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쪽 인사들이 ‘미국 경제가 고성장-저실업에서 보듯 거시지표상으로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의 경질을 요구해 왔다. 재정적자와 경상적자 확대 등 미국경제가 안고 있는 기본적인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점도 그로서는 부담이었다. 게다가 재무장관으로서 새 정책을 입안·추진하기보다는 백안관이 주도하는 감세정책 등을 넘겨받아 집행하거나 선전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일부에서는 이를 빗대 부시 경제정책의 ‘세일즈맨’ ‘치어리더’라고 비아냥거렸다.
재무장관 지명자인 폴슨은 그런 면에서 스노보다는 재량권을 더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한테 그런 언질을 받았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시의 주요 정책이 딕 체니 부통령 등 ‘이너서클’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재무장관으로서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폴슨을 기다리는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고유가 추세와 달러 약세·주식시장 불안 등 금융시장의 난기류에다 쌍둥이적자 등등. 폴슨은 지명을 받는 자리에서 미국 경제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구체적 방안은 좀더 시간이 지나야 드러날 것 같다. 그는 일단 중국과 위안화 절상 문제를 푸는 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가 중국을 70차례 이상 방문하는 등 중국통이라는 점은 그에게 큰 이점이다.
이경 선임기자, 외신종합
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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