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02 18:53
수정 : 2006.06.02 18:53
이라크전 참전 병사 “내 인터뷰 왜곡했다” 주장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 제작자 마이클 무어(사진) 감독이 이라크 전쟁에서 두 팔을 잃은 한 미국 병사에 의해 피소됐다. 피터 데이먼(33) 병장은 무어 감독이 허락도 없이 자신이 미국 엔비시(NBC) 방송과 인터뷰하는 장면을 영화에 사용해 마치 자신이 이라크 전쟁을 비판한 것처럼 묘사했다며 매사추세츠주 서퍽시 상급법원에 제소했다.
문제의 인터뷰 장면은 데이먼이 부상으로 인한 고통을 설명하면서도 군병원에서 처방받은 약품이 고통을 덜어준다고 말하는 대목.
영화에서 이 장면은 부시 정부가 이라크에서 돌아오는 퇴역 군인을 버렸다는 민주당 의원 인터뷰에 이어 등장한다. 문제는 엔비시와의 원래 인터뷰 내용은 부상병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이라크전을 비판하는 것으로 비쳤다.
데이먼은 “애초 인터뷰는 (이라크전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우리가 받은 치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었다”며 “미국으로 돌아와 최고사령관을 공격하는 탄약으로 사용되기 위해 두 팔을 잃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데이먼은 무어 감독과 미라맥스 필름 등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모두 8500만달러를 청구했다. 그는 소송에서 이기면 모두 퇴역군인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2004년 제작된 〈화씨 9/11〉은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에 대해 신랄히 비판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워싱턴/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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