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05 07:55
수정 : 2006.06.05 07:55
전원 대학 졸업..한국어 능통 교사도 있어
"제 각각 흩어져 살다보니 한 자리에 모두 모이기 힘들다는게 유일한 불만이죠."
로스앤젤레스 인근 롱비치에 살고 있는 켄(72)과 콜렛(70) 샌투치 부부가 결혼 50주년을 맞아 이제는 모두 장성한 16자녀가 빠짐없이 모인 가운데 행복한 금혼식을 치러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아들 10명, 딸 6명 등 모두 16명의 자녀를 둔 이들 부부는 맏이가 49살, 막내가 26살로 23살 터울이며 막내는 둘째딸이 임신했을 때 태어났다.
이들에게는 손자와 손녀가 모두 21명이고 증손자도 하나 있다.
일주일에 35번씩 세탁기를 돌려야 했지만 그런 것들은 가족의 행복을 막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고 강조하는 이들 부부는 3일 성바르톨로뮤성당에서 친지와 자녀 친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금혼식을 치렀고 이날 25년만에 처음으로 전원 참석이 달성됐다.
단지 규모가 조금 더 클 뿐이지 아이들을 키우는게 그리 힘들지 않았다는 콜렛 할머니는 "아이들이 예외없이 잘 자라줬는데, 내가 한꺼번에 할 일들이 조금 많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이들 자녀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딸 스테이시를 포함해 모두 대학을 졸업했다.
여섯째인 프랭크를 임신한지 6개월되던 1963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는 위기도 있었고 자녀들의 고교졸업식때 마다 거의 임신중이었던 콜렛 할머니는 16켤레의 신발을 정리하고 도시락 16개를 싸면서 스포츠 스케줄을 점검하고 16벌이나 되는 유니폼들을 늘 챙기면서 하루 4~6번 쓰레기통을 비워야 했는데, 이중 2개는 기저귀였다.
이들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켄 할아버지가 뉴욕 맨해튼대학을 막 졸업하고 다우니에 있는 북미항공에 입사한 1955년 6월이었다.
당시 켄 할아버지는 친구와 모닝 커피를 함께 하며 여직원들을 훔쳐보는게 일과였는데,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콜렛 할머니를 처음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친구는 `못생긴 아가씨에게 빠지다니 미쳤냐'고 했지만 무언가 특별한게 있었다"는 켄 할아버지는 1년뒤 결혼했고 첫딸 안나를 1957년 2월 얻었다.
켄 할아버지는 "2003년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영화 `12명의 웬수들(Cheaper by the Dozen)'을 보고 나서 아이를 12명까지 낳기로 결정했었다. 나머지 4명의 아이들은 보너스 선물"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들 부부의 자녀 가운데는 한국어에 능통한 교사를 포함한 교사들이 여럿 있고 전기 기술자, 대학병원 연구원, 부동산 중개업자, 뉴욕에서 활동중인 투자전문가도 있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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