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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5 09:39 수정 : 2006.06.05 09:39

예상외 고용둔화 ‘충격파’..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일시적 현상이다’...FRB 금리정책 딜레마

미국 경기가 마침내 하향 곡선을 긋기 시작한게 아니냐는 분석이 월가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물론 미 경기 둔화에 관한 우려가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공장 수주가 줄어들고 5년여 계속된 주택 열기가 식기 시작하는 등 어두운 그림자가 이미 깔리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미 노동부가 지난 2일 5월 비(非)농업부문 신규 고용창출 규모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초 예상보다 무려 10만명이 적은 7만5천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변폭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이른바 `핵심' 인플레율도 마침내 2%를 넘어섰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이 앞서 `마지노' 선으로 정한 수준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 70년대와 80년대초까지 미국을 괴롭혔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성장은 주춤하는데 반해 인플레는 심화되는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미국이 내년에는 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일각의 공포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AP는 미국이 지난 1.4분기 5.3%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현 2.4분기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5% 내외로 당초 기대보다 1%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데이비드 위스 수석애널리스트는 AP에 "경기가 갑자기 나빠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과연 소비와 주택시장 둔화를 보충할만한 대안이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며 주택시장 역시 경제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골드만 삭스 회장겸 최고경영자인 헨리 폴슨을 차기 재무장관에 지명한 것도 경기 반전을 위한 `월가의 노하우'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AFP는 현재의 미국 경기가 FRB에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고 분석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미경제 담당 에탄 해리스 수석애널리스트는 AFP에 "미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갈수록 완연해지고 있다"면서 FRB가 이 때문에 고민하는 흔적이 지난달 10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반영돼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연방기금 금리를 16번째로 0.25%포인트 올려 5%로 상향조정하기는 했으나 상당한 격론이 있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FRB의 딜레마만큼 월가 전문가들도 향후 금리 정책을 놓고 견해가 엇갈린다. 경기 하향세가 완연한만큼 FRB가 `예정대로' 금리 인상을 중단해 성장을 부추겨야 한다는 쪽과 고용시장 둔화와 인플레를 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완연히 엇갈린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스티븐 갤러허 애널리스트는 AFP에 "경기둔화 조짐이 완연한만큼 FRB가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도 최신 보고서에서 "지금의 경기하강 국면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FRB가 금리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기하강 징후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퍼스트 트러스트 포트폴리오스의 브라이언 웨스버리 애널리스트는 AFP에 "5월의 신규고용 창출이 저조하기는 했으나 지난 6개월과 지난해의 실적들은 모두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대표도 AFP에 "고용창출 둔화를 경기 약화로 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강화란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숙련 노동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란 측면도 강하다"고 지적했다.

`체감 경기' 측면에서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디스 이코노믹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애널리스트는 AP에 "통상적으로 경기가 가라앉을 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도는 실제보다 더 심각한 것"이라면서 "지금의 상황이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가 내년에는 침체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점을 일각에서 우려하는데 대해서도 "공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 신중론자는 FRB의 향후 금리 정책이 신중해야 한다는 점도 충고한다. 인플레 가중을 잠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더 장기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린 리저 수석애널리스트는 FRB의 `보험' 금리정책 기조를 상기시키면서 이달말의 FOMC 회동 때 연방기금 금리를 `예방 차원'에서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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