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할리우드에 맞서 영화제작소 설립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영화 제작소를 설립했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 교외에 설치된 스튜디오 개소식에 참석, 촬영세트와 분장실 등을 둘러보며 "독재적인 할리우드 영화가 우리의 전통과는 일치하지 않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스튜디오의 첫 작품은 19세기 스페인으로부터 베네수엘라의 독립투쟁을 이끈 프란시스코 데 미란다에 관한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자유시장경제를 강력 비판해온 차베스 정부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남미 영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1천10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라틴 아메리카인들을 범죄자나 마약밀매범으로 묘사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슈퍼맨 같은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멀리하라고 촉구해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CNN과 같은 서방 언론에 맞서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남미지역 뉴스전문채널 텔레수르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일부 정치인들은 그러나 텔레수르를 차베스 대통령의 선전도구라고 비판하고 있다.

류창석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