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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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에스키모 부대 2차대전후 첫 실전배치 |
에스키모의 젊은이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전쟁에 동원돼 이라크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알래스카주의 마을들이 뒤숭숭한 분위기에 빠져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래스카 주방위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과 아시아의 전선에 배치됐었다. 그 이후에는 미국과 소련간 냉전시대가 계속되면서 자신들의 위치가 곧 최전선으로 여겨졌고 옛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훈련하거나 도로 개설 등에 동원됐지만 실전에 투입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최근 에스키모 부대를 지구 반대편의 중동 지역에 파견키로 하고 670명에 대해 소집 명령을 내렸다. 이중 600명은 이라크에, 나머지 70명은 아프가니스탄에 보낼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내달 소집돼 미시시피주 셜비 캠프에서 3개월간 더위적응 등 각종 실전 훈련을 받게 된다.
하지만 소집되는 젊은이들은 혹독한 알래스카의 환경에서 사냥과 낚시로 먹을 것을 구해오고 물을 길어오는 등 각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왔던 터여서 떠나야 하는 젊은이나 보내야 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편치않다.
주민 386명의 콘기가냑 마을의 경우 6명이 소집됐는데, 사실상 마을의 주축인 청년들을 전쟁터로 보내야 하는 주민들은 자칫 젊은 목숨을 잃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한편으론 당장 힘센 젊은이 없이 어떻게 생계를 꾸려갈 지 대책을 세우는 일이 다급해졌다.
소집대상인 해럴드 아제안(23) 은 "수년 전에 주요 수입원중 하나인 방위군 복무 지원서에 서명했을 때는 실제로 소집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알래스카에 사는 누구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수인 벤 루피(30)는 "우리 모두 생환할 것이다. 몸에 밴 사냥꾼으로서 작은 움직임도 알아차리는 우리는 의심스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다"며 애써 가족들을 안심시키지만 불편한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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