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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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IA, 소련 상대하려 나치전범 은폐 보호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냉전시대에 소련과 상대할 목적으로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소재를 알고도 묵인하고, 나치 친위대 장교였던 하인츠 펠페를 독일 정보부에 근무케 하는 등 자기들의 국익에 따라 나치 전범들을 이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미고문서국이 이날 CIA의 비밀 해제를 계기로 공개한 2만7천쪽 분량의 기밀 서류에 따르면 CIA는 지난 1958년 3월 서독의 정보 관리들로 부터 아이히만이 '클레멘스'라는 가명으로 1952년 부터 아르헨티나에서 거주해왔다는 메모를 받고도,그를 체포할 경우 서독에서 미국을 도와 반공산주의 활동을 벌이던 한스 글로브케 당시 총리실장의 나치 전력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묵인했었다는 것.
아이히만은 제2차 세계 대전중 유대인들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낸 주역중 한 사람이며, 글로브케는 나치 친위대 고위 정보장교였다.
결국 아이히만은 2년뒤인 1954년 이스라엘 정보 요원들에게 체포됐으나,이때도 CIA는 글로브케의 존재를 숨기려 기자들에게 그를 언급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었다.
이에따라 아이히만의 비망록을 샀던 라이프지의 경우 글로브케 부분을 희미하게 언급하는데 그쳤다는 것.
또 펠페는 전쟁후 한때 소련 KGB에 의해 고용됐었으나, 미국의 도움으로 서독 정보기관에 합류한 뒤 나중에는 소련 감시 책임자의 직위까지 오르게 됐다는 것.
펠페는 결국 "소련의 명령을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대 소련 작전 책임자로 활동했다"고 오하이오대학의 역사학자인 노먼 고다 교수가 밝혔다.
고문서국의 기록 관리인이었던 독일 역사 전문가 로버트 울프는 AP와의 회견에서 "나치 전범들에 대해서는 과거의 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했건, 돈 때문에 용병으로 팔렸건, 미국의 국가 이익과는 반드시 양립하지 않는 정치적인 의제 등 때문에 이런 저런 풍문이나 가십들을 낳는다"고 말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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