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자살 시늉 미군주장과 배치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지난달 발생한 수감자와 미군 간 충돌은 미군이 수감자들의 이슬람 경전 코란을 빼앗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고 크리스틴 빌헬름 변호사가 7일 전했다. 이는 수감자 한 명이 목을 매 자살하려는 시늉을 하며 미군을 감방 안으로 유인해 충돌을 야기했다는 미군의 당초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미군은 당시 수감자 10명이 교도관을 유인한 뒤 부러진 전등장치와 환풍기 날, 금속조각 등 흉기를 휘두르며 간수 10명에게 달려들었다고 주장했다. 빌헬름 변호사는 익명의 한 예멘 출신 수감자의 말을 인용, 미군은 당시 숨겨진 약품을 찾는다며 수감자들에게 코란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 수감자가 이에 수감자들의 코란을 수거해 교도관들 앞에서 수색할 것을 제안했으나 미군이 이를 거부하며 감방 안으로 들어가 싸움을 유발했다고 빌헬름 변호사는 주장했다. 당시 수감자들은 단지 마루에 있던 램프만 들고 저항했으며, 한 수감자가 교도관들이 뿌린 후춧가루 스프레이를 맞고 제압돼 충돌은 조속히 마무리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빌헬름 변호사는 "수감자들이 자살을 기도했거나 간수들을 감방 안으로 유인했다는 증언은 없었다"고 말했다. 로버트 듀런드 관타나모 수용소 대변인은 수감자들의 이 같은 주장에 "조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지난 5월 18일 관타나모 수용소에서는 수감자들과 미군 간 충돌이 발생해 수감자 6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탈레반 연루 혐의자 460명이 수감돼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빚어진 가장 심각한 폭력사태 중 하나이다. (산 후안<푸에르토리코> AP=연합뉴스) j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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