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08 20:46
수정 : 2006.06.11 00:39
군화 신고 다리 쳐든 그림
“미국의 오만 상징” 분노
미군의 이라크 양민 학살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이라크인들로부터 또다시 분노를 사고 있다. 바그다드의 미술 전시회에 나온 럼스펠드 장관의 거만한 그림이 그 진원지다.
이 그림을 그린 무아야드 무신(41)은 1년 6개월 전쯤 럼스펠드 장관이 군화를 치켜들면서 비행기 좌석에 앉아 있는 자세로 찍은 사진 한 장을 보게 됐다. 거만한 태도에 분노가 일었지만, 한편으로 작품의 영감도 얻었다. 무신이 그린 유화 그림(가로 1.×세로 1m)의 제목은 〈소풍〉이다. 파란색 재킷과 카키색 바지에 군화를 신고 다리를 꼰 채 서류를 읽고 있는 거만한 모습의 럼스펠드가 등장한다. 럼스펠드 옆 사자상은 고대 바빌론 문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고대 바빌론 문명을 일궈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이라크인들은 일부 훼손된 사자상 옆 럼스펠드 모습을 보면서 이라크 안의 미군을 떠올린다고 한다. 무신은 이 그림이 “영혼을 잃은 미국의 힘과 오만함을 상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개막된 미술 전시회에 내걸린 작품들은 대부분 부글부글 끓는 이라크인들의 미국에 대한 분노를 담고 있다.
한편, 럼스펠드 장관은 이라크 침공의 원인이었던 대량살상무기를 미군이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최근 “이라크는 큰 나라”라고 뚱딴지같은 말을 해, 이라크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바그다드/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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