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라크 주둔 미군감축 가능성 일축
고무된 분위기 속 보복테러 등 대비
미국은 8일 이라크내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사망한 데 대해 테러와의 전쟁에서 "후세인 생포 이후 최대 성과"라고 의미를 내세우며 이후 이라크 사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자르카위가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이라크에서 폭력사태가 종식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가 경우에 따라선 더 격화되거나 보복 테러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자르카위 후계자 및 향후 이라크내 알 카에다 조직의 동향에 관심을 집중했다.
미국은 일단 지난 2003년 이라크에서 한 농가의 지하토굴 속에 숨어 있던 사담 후세인을 생포한 이후 이라크 폭력사태와 관련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을 제거한 데 대해 고무된 분위기다.
이라크 폭력사태로 골머리를 앓아온 미국은 자르카위 생포 및 사살을 위해 2천500만달러 현상금을 내걸어 비중에 있어서 그를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 알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동등한 반열에 올려놨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자르카위의 사망은 알카에다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자 이라크 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자르카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백악관에서 성명을 통해 "이제 자르타위가 종말을 맞이했으며, 결코 다시는 (다른 사람들을) 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미국민은 이라크에서 싸우는 남녀 미군들을 마땅히 자랑스럽게 여길수 있게 됐다"고 치적을 치하한 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게는 미국민들의 지속적인 인내를 요구하는 험난한 날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 부시 대통령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에게 정부구성이 완료된 것을 축하하고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백악관은 또 일각에서 자르카위의 사망을 계기로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수준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국방장관들과 회담중이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테러리스트의 `두목'이 죽었다면서 "지난 몇년간 자르카위는 어린이, 여성, 남성 등 가장 많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를 흘리게 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에서의 선거와 정부구성을 방해해온 자르카위가 난산을 거듭해온 이라크 정부 구성이 끝난 날에 사망한 것에 대해 의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럼즈펠드는 자르카위의 죽음이 이라크에서 모든 폭력이 종식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자르카위 후계구도에 대해선 아직까지는 오리무중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몇 달동안 많은 자르카위 부하들이 체포돼 이라크내 알카에다 조직 지도부가 혼란에 빠져 있다는 것. 또 정보당국은 알 카에다가 미국 본토나 다른 지역에서 보복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이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정보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오는 12일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국가안보팀 및 다른 내각 관련자들과 향후 이라크 대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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