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5-27일 러시아 방문..북 방문 없을 듯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내달 25-27일 러시아를 방문,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 구매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베네수엘라 일간 엘 우니베르살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알렉시스 나바로 러시아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는 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내달 25일부터 시작해 3일간 이뤄질 것이며, 이번 방문 기간 수호이 전투기 구매를 포함한 양국간 군사-기술 협력 협정에 대한 서명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측은 수호이 전투기 구매 문제와 관련, 러시아가 수호이 전투기를 베네수엘라에 판매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 표명해왔다. 따라서 수호이 전투기 구매협정 서명 이후 미국-베네수엘라 관계 악화는 물론이고 러시아까지 개입돼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이번 러시아-베네수엘라 협정에서는 칼라슈니코프 AK 소총을 만드는 군수공장을 베네수엘라에 세우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에서는 처음이 될 칼라슈니코프 소총 생산 공장은 베네수엘라의 자체 무장력 강화에서 나아가 볼리비아 등 인근 우호국에 소총을 공급, 향후 남미권에서 '차베스 동맹국 동시무장 체제'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차베스는 막강한 오일머니를 배경으로 날로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또한 차베스 대통령은 이미 AK 소총 10만정을 러시아에 주문했으며, 첫 선적분 3만정이 최근 베네수엘라에 도착해 일선 군부대에 보급됐다.지난주 그는 자국의 미국산 F-16 전투기 부품을 미국측이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F-16 전투기를 대체할 수호이 전투기 24대를 연내 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앞서 주문한 러시아제 헬기 15대 외 추가 구매 계획에 따라 러시아제 헬기를 이달부터 시작해 계속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대(對)테러 작전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베네 수엘라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를 발표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 일정에 북한이 포함될 지 여부도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신숭철(申崇澈) 주베네수엘라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내달 러시아 방문에는 북한과 중국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이어 "현재 베네수엘라 정부측이 북한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베네수엘라의 이른바 다극화 외교전략에 따른 대(對)아시아 외교강화란 측면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차베스 대통령은 "우리는 곧 북한에 있을 것이고 조만간 이란에도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과 이란 순방 일정에 중국과 러시아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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