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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0 12:13 수정 : 2006.06.20 12:13

미국 정부의 이란핵 문제 처리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 원유보유국으로 부상한 데서도 증명된 '오일머니'로 중남미를 주름잡는 것은 물론이고 이란,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전세계적 동맹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는 인물.

이른바 미국 제국주의와의 '한판 전쟁'을 불사하며 200만 예비군 양성에 '아줌마들'까지 참여시키고 있는 그가 이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꿈꾸며 국제외교 현장에서 미국과의 일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들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란 압박'은 미국의 차베스 안보리 진출 봉쇄를 위한 공세적 외교행보와 거의 동시간대로 이뤄지고 있어 재미 있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아르헨티나를 대신할 중남미 지역 몫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베네수엘라가 뽑힐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한 대(對) 이란 정치.경제적 제재 결정을 이끌어낸다는 미국측 전략이 좌초할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특히 가디언은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 미주문제협의회 소속 중남미 전문가 래리 번스의 말을 인용, 중남미권을 상대로 차베스의 안보리 진출을 막으려는 미국의 공세 전략이 실패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부각해 눈길을 끌었다.

번스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5월 미주 34개국 최고의 외교협의체인 미주기구(OAS) 사무총장에 미국이 사전 선택한 후보가 아닌 남미권 독자 후보가 사상 처음으로 선출된 사례에서 확인됐듯이, 유엔 등 국제기구의 중남미 커뮤니티는 '중남미 대표선수' 선택에 있어 미국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번스는 OAS 사무총장 선출에서 차베스가 막후 실력자로 군림해 미국의 차베스 고립화 전략이 실패한 것처럼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확신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중남미 각국에 대해 베네수엘라 대신으로 과테말라를 지지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보복 조치를 가할 수 있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19일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에 동의할 수 있는 시간이 "수 개월이 아닌 수 주"밖에 없다며 이란핵 문제의 장기화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강력 시사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거부권을 갖고 있는 상임 이사국 5개국과 거부권이 없는 비상임이사국 10개국 등 총 15개 국으로 구성돼 있 다.

차베스가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얻어낼 경우 거부권 행사가 어려울 지 몰라도 다른 비상임이사국들을 총동원해 미국의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구심점이 될 수 있고, 나아가 베네수엘라가 순번제 의장국이 될 경우 최소한 한달 간은 의제 설정 등과 관련해 막강한 권할을 행사할 수 있다.

그간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의 핵 에너지 개발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으며 베네수엘라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산 F-16 전투기를 이란에 판매할 수도 있다고 밝혀 미국측을 긴장시켰다.

또한 지난달 중순 그는 "이란이 핵 폭탄을 개발하려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들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공격은 '미친 짓'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10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교체에서 중남미 몫 1개국은 페루와 니카라과 간 표대결 끝에 페루가 승리해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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