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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3 07:28 수정 : 2006.06.23 07:28

맨해튼 센트럴 파크 북쪽의 116가. 패션매장 `N'은 니콜 밀러, 휴고 보스, 조너선 애들러 등 유명 브랜드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뉴욕에서 50∼60 달러면 웬만한 유명 회사들의 티셔츠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에서 팔리는 165 달러 짜리 셔츠는 매우 고급품이다.

과거 마약과 폭력, 범죄의 온상지로서 `뉴욕의 뒷골목'으로 불리던 할렘에 이처럼 고급 패션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싸구려 상품과 힙합 패션이 넘치던 할렘 거리에 이젠 우아하고 고급스런 명품 매장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는 것.

할렘내 7번가에서 핸드백과 티셔츠, 속옷류 등을 파는 `몽고메리'는 세계 명품의 집산지로 불리는 맨해튼 남쪽의 패션 타운 `소호'에서 3년전 이주해온 매장이다. 포도처럼 수놓은 이 집의 셔츠와 드레스는 400∼500 달러씩 한다.

역시 7번가에 새로 생긴 매장 `데님 라이브러리'에서 파는 고급 진은 130∼750 달러에 달한다.

블랙 앤 화이트로 매장을 꾸미고 정장과 셔츠, 넥타이, 목도리 등을 파는 `B. 오야마'의 주인은 파리에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한 버나드 오아먀. 가나 출신의 그는 "할렘이 품질이라는 개념을 되찾도록 하자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가게에는 할렘 거주자 뿐아니라 인근 브롱스와 브루클린은 물론, 뉴저지주사람들도 와서 한벌에 800∼2천200 달러나 하는 맞춤 정장도 사입는다고 한다.

할렘에 새로 들어오는 매장들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힙합 스타일과는 거리를 두고 스쿱, 인터믹스, 빅드롭 등 다운타운의 패션 명소에서 소화되는 최신 패션으로 무장하고 있다.

할렘에 이런 매장들이 들어오는 것은 구매력이 있는 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명 패션 상품을 찾기 위해서는 다운타운으로 내려가야 했던 지역 고객들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는 것.

실제로 할렘 가운데 가로로 118가와 124사 사이, 세로로 5번 애비뉴와 7번 애비뉴 사이에는 연수입 10만 달러 이상의 주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

이에 반해 상가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매디슨 애비뉴 요지의 경우 임대료가 스퀘어피트 당 700 달러에 달하지만 125가의 상가 임대료는 75∼150 달러면 되기 때문.

`N'의 동업자 3명 가운데 1명인 래리 오티즈는 할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류층의 패션과 홈 액세서리, 화장품 라인으로 할렘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할렘의 모든 매장이 이렇게 고상한 것은 아니지만 주말이면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할렘을 로맨틱하고 활기에 넘치는 곳으로 브렌드화해서 면모를 일신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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