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 미.일정상회담전 “일에 따끔한 비판해야” 촉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를 맞아 두 사람의 개인적 우정과 미.일간 더할 나위없는 동맹관계를 과시하기 앞서 28일 미 하원에선 고이즈미 총리의 방미 기회에 미국은 일본에 "부드럽지만 따끔한 비판"을 해야 한다는 한 의원의 발언록이 제출됐다.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다. 하원 국제관계위에 계류된 종군위안부 결의안에 공동서명한 에돌퍼스 타운스(민주.뉴욕) 의원은 이 발언록에서 "일본 정부는, 슬프게도, 수십 년간 민주정치를 시행하고 미국 및 다른 나라들과 함께 과거와 오늘날의 인신매매를 규탄해왔으면서도, 종군위안부라는 만행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선 사과하기를 거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여성과 여자어린이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책임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타운스 의원은 미.일간 긴밀한 동맹관계를 지적하고 그렇기 때문에 "필요하면, 미.일 양국은 중대한 관심사들에 대해 서로 비판하는 게 가능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타운스 의원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들을 성노예로 삼은 것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공포스러운 타락(degradation)"이라고 규정하고 "이들의 시련과 치욕은 전쟁이 끝나서야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종군위안부 결의안에 대해 "이는 미국의 우방이자 동맹인 일본에, 미국 지도자들은 이 인권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침묵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전하는 강력한 신호"라며 동료의원들에게 서명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타운스 의원은 특히 이 문제에 대한 동료의원들의 이해를 돕고 일본 정부의 책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발언록 말미에 지난 18일자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신문에 실린 국제보건자문가 세자르 첼랄라의 기고문을 그대로 옮겼다. 첼랄라는 "일본은 속죄보상해야 한다"는 제목의 이 글에서 종군위안부의 역사와 일본의 책임을 신랄하게 비판했다.미 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은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을 촉구한 것으로, 현재 39명이 공동서명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측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미 전 이 결의안에 대한 심의나 처리를 하지 말아주도록 강력 로비, 심의가 미뤄지고 있으며, 고이즈미 총리의 방미 후에도 미국 의회내 친일 기류와 중간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본회의 채택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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