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조회 폭로언론 공격하면서 백악관 초청은 모순”
미국 정부의 국제금융전산망 비밀 조회 파문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의 '이중적 처신'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금융조회 사실을 폭로한 뉴욕 타임스(NYT)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를 "수치스런 일을 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던 백악관이 30일 방미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위해 베푼 만찬석상에 이들 두 언론사 출입기자를 초청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부 군소 언론들은 이날자 워싱턴 포스트에 공개된 '만찬 공식 초청명단'에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생어와 LA 타임스의 워싱턴 지국장 도일 맥머너스가 분명히 포함돼 있다며 백악관의 모순된 처신을 문제삼았다. 실제 이들 두 기자는 이날 부인을 대동한채 국빈급으로 치러진 고이즈미 공식 환영 만찬석상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찬석상에는 이들 두 기자 외에 NBC 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 켈리 오도넬, 아사히 신문의 편집장 후나바시 요이치 등이 배석했다. 일부 군소 언론들은 그러나 금융조회 관련기사 송고를 정지시켜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이를 거부한 뉴욕 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를 격렬하게 비난하면서도 이들 언론사 기자들을 백악관 공식 행사에 초청한 '이중적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정부당국의 금융거래 비밀 조회사실을 폭로한 뉴욕 타임스(NYT)를 지목, "수치스런 일이며 국익에 엄청난 해를 끼친 행위"라고 신랄하게 비난했고,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의회는 NYT를 비난하는 결의안까지 통과시킬 정도로 강한 거부반응을 보여왔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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